[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정민(38)이 "시각 장애 아버지와 함께한 생활이 고스란히 연기에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박정민이 15일 오전 미스터리 영화 '얼굴'(연상호 감독, 와우포인트 제작) 인터뷰에서 시각 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임동환까지 1인 2역을 소화한 소회를 전했다.
박정민은 시각장애인을 연기한 것에 대해 "늘 그렇지만 선택하는 과정에서 별 생각 없었고 아버지를 떠올리거나 하지 않았다"며 실제 시각 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는 "다만 '얼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어머니가 아버지 옆에 항상 있지만 나도 이따금 아버지 옆에서 팔꿈치를 내어드리거나 이야기를 해주거나 한다. 아들 역할을 하면서 그런 부분이 익숙하니까 '얼굴' 속 애드리브가 너무 익숙했다. 실제로 내 모습이 나오는 것 같더라. 아버지 역할을 준비하면서 확실히 아버지를 다 이해할 수 없지만. 내가 열심히 준비를 하고 이 모습을 부끄럽게 않게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아버지는 내 연기를 볼 수 없고 그걸 슬퍼할 단계도 지났다. 이 작품을 통해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곱씹었다.
그는 선배 권해효와 2인 1역에 대해서도 "사전에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얼굴' 촬영 전 2주 밖에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가 캐릭터를 만들어 카메라 앞에 앉았다기 보다는 권해효 선배와 비슷한 느끼을 내려고 했던 것 같다. 권해효 선배와 덩치와 얼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결국 비슷해지려면 느낌적으로 가야 했다. 뭔가를 구체적으로 해야 했다기 보다는 '인간 박정민이 권해효 선배의 아들이라면?' 생각으로 개인적인 모습을 집어 넣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아버지 임영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할 때는 눈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있고 의상, 미술 등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1인 2역을 자연스럽게 구별해 연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해효와 호흡에 박정민은 "임영규의 없는 전사를 애드리브로 만들더라. 모든 스태프, 배우가 그 순간 임영규의 전사를 알게 됐는데, 정말 너무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나는 임영규의 과거 신에서는 만화적으로 연기하려고 했는데 그 감정과 권해효 선배의 현재 연기가 너무 잘 붙었다. 점진적으로 캐릭터가 쌓인 모습이었다. 내가 과거 임영규를 만화적으로 과장한 부분이 납득이 됐다. 권해효 선배 덕분에 대본에 없는 과거 회상 장면이 너무 재미있었다. 나도 연기했지만 이런 과거가 있었구나 생각하면서 내가 하는 연기에 정당성을 주더라. 권해효 선배가 연기한 임영규의 과거 회상 독백신은 연상호 감독과도 상의를 안 한 즉흥 연기라고 하더라. 정말 너무 좋은 장면이었다"고 감탄했다.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남자와 그의 아들이 40년간 묻혀 있던 아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등이 출연했고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