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과거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브라질 출신 풀백 헤낭 로디(27·알 힐랄)가 구단 허가없이 돌연 팀을 떠난 뒤 계약 해지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축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사우디 언론 '사우디 가제타'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로디는 13일(현지시각) 브라질행 비행기에 올랐다. 2025~2026시즌 알 힐랄의 리그 스쿼드에 등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뒤에 한 돌발 행동이다. 사우디프로리그는 외국인 선수를 최대 10명까지 보유하고, 8명을 경기에 투입할 수 있다.
지난 6월 알 힐랄 지휘봉을 잡은 시모네 인자기 전 인터밀란 감독은 주앙 칸셀루, 테오 에르난데스, 후뱅 네베스, 말콩, 칼리두 쿨리발리,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카이오 세사르 등으로 외국인 스쿼드를 구성하면서 로디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프랑스 현역 국가대표 레프트백 에르난데스를 AC밀란에서 영입한 것이 기존 주전 자원인 로디 입지에 영향을 미쳤다. 알 힐랄은 세리에A에서 에르난데스를 직접 상대해본 인자기 감독의 요청에 따라 2500만유로(약 407억원)의 거름을 투자했다.
지난시즌 42경기에 출전해 4골10도움을 기록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로디는 올 시즌 개막 후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되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등 일부 컵대회에만 출전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변호인과 상의끝에 알 힐랄을 떠난 후 계약해지를 요청하는 방식을 택했다. 알 힐랄의 구단 홍보 담당 이사인 히삼 알 카티리는 14일 로디가 선수측 법률 대리인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선언하는 공식 서한을 받기 전 팀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단이 관련 규정에 따라 권리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법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현지 법률전문가들은 아직 알 힐랄과 계약기간이 남은 로디가 무단 이탈로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로디는 14일 공식 성명을 내고 "난 2024년 초에 입단한 알 힐랄에서 뛰는 것이 늘 자랑스러웠다. 클럽의 목표를 위해 온 힘을 다해 헌신했다. 짧은 시간 동안 네 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지만, 난 항상 더 많은 걸 원했다. 알 힐랄이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선수와의 경쟁에 대한 걱정없이 클럽에 더 많은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새 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독일에서 프리시즌을 끝마친 후, 사우디 리그에서 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챔피언스리그 몇 경기밖에 뛸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내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난 아직 꿈을 품은 축구선수로, 이대로는 출전시간이 충분치 않을 것이었다"라고 계약 해지를 요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구단의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 몇 주간 노력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우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법률 자문을 구했고, 그들이 내 직업을 박탈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직무 수행에 제약을 받는 모든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난 내 권리를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관계 당국이 이 사건을 최대한 빨리 판결하여 내가 아무런 제약없이 그라운드로 돌아가게 해주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로디는 2016년 브라질 아틀레티코 파라난엔세에서 프로데뷔해 2019년 아틀레티코로 이적했다. 아틀레티코에서 3년간 뛰며 2020~2021시즌 스페인프리메라리가 우승에 기여했다. 2023년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로 이적했고, 1년 뒤 알 힐랄과 손을 맞잡았다. 브라질 대표로 A매치 19경기를 뛰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