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스포츠 종목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들이 변주를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다. 한때는 야구와 축구가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배구·농구·복싱·러닝 등 다양한 종목으로 확장되며 대중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 남성 중심에서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운 기획으로 외연이 넓어진 것은 물론, 생활 밀착형 스포츠까지 포맷으로 차용되며 장르 자체가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야구'와 '여성 스포츠'다. 프로야구 흥행과 맞물려 JTBC '최강야구'는 월요일 밤 편성을 전략 삼아 시즌4까지 달려왔다. 배우 조인성이 "월요일엔 '최강야구'를 본다"고 말할 정도로 생활 속 루틴을 차지하기도.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여성 풋살을 내세워 시청률과 사회적 반향을 동시에 일으켰다. 풋살 구장 예약이 폭증했고 여성 풋살 선수와 팀 등록 수가 불과 5년 만에 수 배로 늘어나며 예능의 파급력을 입증했다.
종목의 다변화는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농구에서는 '레전드' 서장훈이 예능 코트로 돌아와 SBS '열혈농구단'을 준비 중이다. 배구여신 김연경은 MBC 신규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을 통해 지도자로 변신, 프로 방출 선수와 아마추어, 은퇴 선수를 한데 모아 팀 창단 프로젝트를 펼칠 예정이다. 여성들의 성장 서사를 담을 예정인 채널A '야구여왕'에는 박세리 단장과 추신수 감독이 힘을 보탠다.
생활형 스포츠의 부상도 눈에 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달리기'는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대세 트렌드로 떠올랐다. MBN '뛰어야 산다'가 스타들의 마라톤 도전을 통해 공감을 얻은 데 이어 러닝 저변 확대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기안84는 초극한 코스에 뛰어드는 MBC '극한84'를 통해 러닝의 매력을 제대로 전파할 예정. 배우 마동석이 직접 기획·출연하는 tvN 복싱 예능 '아이 엠 복서'도 또 하나의 실험이다.
스포츠 예능의 힘은 경기 자체의 긴장감 및 선수 출신들의 진정성에 있다. 별다른 지식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팬덤과 공감을 동시에 형성할 수도 있다. 직관 이벤트와 토크쇼 포맷 등은 시청자 참여를 극대화하기도 하고 비인기 종목에 대해선 새로운 관점을 열어줄 수도 있다.
끊임없는 변주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스포츠 예능은 단순히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당시 시대문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산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향후 다양한 종목과 형식을 통해 새로운 스포츠 예능들이 끊임없이 탄생할 것으로 보여진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