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개최 '국제 마약수사 콘퍼런스'서 성과분석 회의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경찰이 국제 공조 마약 단속에 나서 금액으로 9조원이 넘는 대량의 합성마약을 압수했다.
경찰청은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 12일간 스리랑카 지역을 중심으로 인터폴 작전 '라이언피시-마약Ⅲ'(LIONFISH-MAYAGⅢ)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작전명은 2013년 인터폴 글로벌혁신단지(싱가포르)에서 최초로 기획한 마약 작전명(LIONFISH)과 우리말 '마약'(MAYAG)을 결합한 것이다. 1차 작전은 작년 2월 중동 지역에서, 2차 작전은 그해 7∼8월 골든트라이앵글(미얀마·라오스·태국 3개국의 접경 지역)에서 실시됐다.
이번 3차 작전에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필리핀·멕시코 등 총 18개국이 참여해 386명의 마약사범을 검거했다. 한국으로 대규모 메스암페타민 밀수를 주도해 인터폴 적색 수배가 내려진 용의자도 붙잡혀 곧 캄보디아에서 대한민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작전으로 압수된 마약은 총 76t으로, 금액으로는 9조1천975억원에 달한다.
인도에서는 '케타멜론'이라는 최상위 다크넷(온라인 암시장) 마약 조직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에게서는 케타민과 LSD 등 마약과 8만7천달러 상당의 디지털자산을 압수했다.
미얀마에서는 헤로인 22㎏과 야바(메스암페타민 계열 합성마약) 525만정이 각각 실린 차량 2대가 발견됐으며, 이어진 수사 과정에서 야바 400만정이 추가로 압수됐다.
이외에도 펜타닐이 섞인 엑스터시(MDMA) 알약이나 펜타닐·코카인과 자주 혼합되는 진정제 '자일라진'이 압수되기도 했다. 이런 혼합물은 극도로 위험하고 인체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마약 은닉 수법도 다양했다. 서핑보드 안이나 고양이 사료 봉지에 숨겨진 마약이나 분말차로 위장한 마약 등이 적발됐다. 새로 발견된 은닉 방식에 대해서는 인터폴 보라색 수배가 내려져 인터폴 회원국들에 수법이 공유됐다.
라이언피시-마약 Ⅲ 작전의 결과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점검하는 회의는 이날부터 이틀간 경찰청이 개최하는 '2025 국제 마약수사 콘퍼런스'에서 진행된다.
'하나된 힘, 안전한 미래'를 구호로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콘퍼런스에는 미국, 프랑스, 필리핀 등 27개국 대표단이 참여한다.
인터폴, 아세아나폴(아세안 지역 경찰협력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 등 국제기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검찰청, 해양경찰청, 관세청 관계자도 함께한다.
참가자들은 암호화 메신저 등 비대면 마약 유통 수사사례, 마약거래 자금세탁 추적, 첨단기술을 통한 마약수사 등 급변하는 마약범죄 수사환경을 논의한다.
마약류 밀수입 대응법도 공유한다. 지난해 한국 경찰청 주도로 일본, 태국 등 아태지역 15개국과 아세아나폴이 참여하는 '아시아 마약범죄 대응 실무협의체'가 만들어졌으며, 올해 콘퍼런스에서는 협의체 2차 정례회의가 열려 아태지역 합동 마약 단속 작전이 논의될 예정이다.
박우현 경찰청 형사국장 직무대리는 개회사를 통해 "젊은 세대의 마약 문제가 사회적 현안으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국가와 기관이 힘을 합쳐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 행사가 더 안전한 미래를 위한 모두의 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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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