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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심장병, 가슴 안 열고 치료하는 방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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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소아 및 성인 선천성 심장병, 가슴을 열지 않고도 치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천세종병원 장소익 과장(소아청소년과)은 "선천성 심장병이라고 하면 '엄청난 수술을 해야 하는구나'라며 덜컥 겁을 먹는 환자가 많은데, 이 모든 게 정보 부재로 인한 오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천성 심장병의 표준 치료는 물론 가슴을 절개하는 개흉 수술이지만,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많은 질환에서 중재 시술을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면서 "다만 각 질환의 특성, 해부학적 형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중재 시술의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치료를 결정하기 전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장이 하는 일

심장은 2개의 심방, 2개의 심실로 구성돼 있으며 혈액을 전신에 공급하기 위해 각자 고유한 역할을 한다.

세부적으로 머리와 다리에서 상대정맥과 하대정맥을 통해 들어온 혈액은 우심방으로 모이고, 삼첨판 판막을 지나 우심실로 이동한다. 이어 폐동맥 판막을 거쳐 폐동맥으로 보내지면 양측 폐에서 산소 교환이 이뤄진다.

이후 산소를 충분히 얻은 혈액은 폐정맥을 통해 좌심방에 들어오고, 승모판 판막을 지나 좌심실로 향하며 마지막으로 좌심실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대동맥 판막을 거쳐 머리, 팔, 다리 등 전신 장기로 혈액이 공급된다.

◇선천성 심장병의 종류와 치료법

선천성 심장병은 태아기에 심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여러 원인으로 심방, 심실, 판막 등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하며, 출생아 1000명당 약 7~8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류는 크게 신체가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형 심장병과 그렇지 않은 비청색증형 심장병으로 구분되며, 병의 정도에 따라 단순형과 복잡형으로 나뉜다.

증상은 매우 다양한데 신생아 시기에는 수유 곤란, 무기력(늘어짐), 성장 지연, 청색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영유아기 이후에는 잦은 호흡기 감염, 운동 시 호흡곤란, 실신 등이 보이기도 한다. 또한 증상이 전혀 없다가 70세가 넘은 고령에서 우연히 발견돼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선천성 심장병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 수술, (중재)시술 등 3가지가 있으며 미숙아에게서의 동맥관 개방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약물 치료는 보전전 요법으로 사용된다.

수술은 대부분의 선천성 심장병의 표준 치료 방식으로, 심장혈관흉부외과의에 의해 이뤄진다. 직접 가슴을 열고 심장을 보면서 이상 부위를 찾아 고치는 방법이며 우리나라의 수술 성적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재 시술은 허벅지, 팔, 목 등에 있는 큰 혈관을 통해 미세도관(카테터)을 삽입해 심장과 주변 구조에 접근, 치료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가슴을 열지 않고도 X선 촬영과 조영제 주입을 통해 위치와 모양을 확인하고, 심장의 압력이나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해 환자의 상태를 분석한 후, 이후 각 병변에 맞는 풍선, 폐쇄기, 스텐트, 인공판막 등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 치료를 시행하는 것으로, 소아청소년과가 담당하게 된다.

◇중재 시술로 치료 가능한 선천성 심장병 종류

현재까지 대부분의 선천성 심장병의 표준 치료는 개흉을 통한 수술이다.

다만, 같은 질환이라도 병변의 위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중재 시술이 가능하기도 하다. 중재 시술로 치료할 수 있는 선천성 심장병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대표적으로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의 벽(중격)에 구멍(결손)이 있는 심방중격결손(ASD)이 있다.

심방중격결손은 비교적 흔한 선천성 심장병으로,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의 결손을 통해 좌심방의 혈액이 우심방으로 새면서 결과적으로 우심장의 부담과 함께 순차적으로 폐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구멍(결손)을 메우기 위한 시술이 필요하다.

동맥관 개존증(PDA) 역시 대부분 시술로 치료한다. 태아 시절에는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동맥관'이라는 혈관이 존재해 혈액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출생 후에는 자연스럽게 막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 혈관이 닫히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를 동맥관 개존증이라 한다. 이 경우 대동맥의 혈액이 폐동맥으로 새면서 폐에 부담을 주게 되는데, 시술을 통해 동맥관을 코르크 마개 형태의 기구로 막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우심실에서 폐동맥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판막이 제 기능을 하지 않아 역류가 발생하거나,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에 위치한 삼첨판 판막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각각 폐동맥 판막 삽입술(PPVI·TPVI), 삼첨판 판막 삽입술(PTVI·TTVI)과 같은 중재 시술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

장소익 과장은 "심실중격결손의 경우 수술에 비해 시술 치료는 심장의 전기가 차단되는 완전 방실차단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추가적으로 병변 주변 조직에 손상을 줄 가능성도 있어 치료 결정 전에 정밀한 검사를 필요로 한다"며 "이런 위험에도, 시술은 흉터가 매우 작고 통증이 경미하며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심실중격결손에 대하여 2020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치료비 부분에서도 수술보다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를 결정하기 전에 수술과 시술 치료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면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