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옌스 카스트로프를 품에 안은 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헤라르도 세오아네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묀헨글라트바흐는 16일(이하 한국시각) SNS를 통해 '묀헨글라트바흐는 세오아네 감독과 결별했다. 2023~2024시즌부터 팀을 이끌어온 스위스 출신 사령탑 세오아네 감독 대신 23세 이하(U-23)팀의 오이겐 폴란스키 감독이 당분간 지휘봉을 잡는다'고 발표했다.
세오아네 감독은 2023년 7월 묀헨글라트바흐 사령탑에 선임됐다. 첫 시즌 팀을 분데스리가 14위로 이끈 그는 지난 시즌에는 10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달 막을 올린 2025~2026시즌에는 분데스리가 3경기에서 1무2패를 기록, 첫 승에 실패했다. 현재 리그 16위로 추락했다.
세오아네 감독은 지난 시즌 경기를 포함하면 10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묀헨글라트바흐에서의 승률은 31.65%(25승21무33패)에 불과했다. 조기에 칼을 빼들었다.
롤란트 피르쿠스 묀헨글라트바흐 스포츠 담당 이사는 "시즌 초반을 철저히 분석한 끝에, 감독직에서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리그에서 10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면서 세오아네 감독과 함께 반등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게 됐다"고 결별 배경을 설명했다.
라인어 보노프 구단 회장은 "세오아네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맡아 클럽의 방향에 동참했고, 팀의 발전 과정을 추진하며 안정을 가져왔다. 그러나 지난 시즌의 마무리는 우리가 원했던 모습이 아니었고 이번 시즌 출발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 판단했다. 헌신에 감사하며, 그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첫 외국 태생 혼혈 국가대표 카스트로프도 변화가 예상된다. FC쾰른 유스 출신인 그는 2022년부터 분데스리가 2부 뉘른베르크에서 본격적인 프로 경험을 쌓았다.
올해 2월 묀헨글라트바흐 이적에 사인했고, 이번 시즌 동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서 2경기 교체 출전에 불과하다. 출전시간은 22분이다.
카스트로프는 9월 A매치를 앞두고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다. 독일(DFB)에서 대한축구협회(KFA)로 변경하면서 행정 절차를 완료됐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첫 발탁으로 화답했다.
7일 미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교체)을 치른 카스트로프는 10일 멕시코전에서 첫 선발 출격했다. '월드컵 주전감'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왕성한 활동량, 빠른 스피드, 투지넘치는 플레이는 기본이고, 볼을 지켜내는 능력도 뛰어났다.
홍 감독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카스트로프를 전반만 활용했다. 태극마크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그는 다음달 브라질(10일), 파라과이(14일)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국내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카스트로프는 "선발로 들어가게 돼 매우 영광스러웠다. 좀 더 뛸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기도 하다"며 "목표는 감독님의 선택을 받아서 대표팀에 다시 오는 것이다. 브라질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한국에서 또 뛰게 된다면 기분이 남다르고 또 상당히 기쁠 것 같다"고 또 다른 내일을 바랐다.
그러나 독일의 시샘이 폭발했다. '빌트'는 독일 연령대별 대표를 거친 카스트로프를 향해 '월드컵의 꿈 대신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주전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카스트로프는 A매치 기간 동안 세오아네 감독에게 자신을 어필 할 좋은 기회를 놓쳤다. 샬케와의 친선 경기는 물론, 일요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원정에 따른 시차 적응으로 인해 카스트로프는 금요일까지 훈련에 복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스트로프가 월드컵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10월과 11월 A매치에 나설 경우에는 아시아로의 장거리 이동까지 해야한다'고 했다.
실제로 카스트로프는 15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3라운드에 결장했고, 묀헨글라트바흐는 0대4로 대패했다. 하지만 또 다른 반전은 세오아네 감독이 먼저 떠난 점이다.
카스트로프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새 감독이 임명된 후 새로운 미래를 그릴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