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프리카 돌풍팀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에서 뛰는 수비수 로베르토 로페스(33·샴록 로버스)의 사연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로페스는 2019년 축구선수로서의 운명을 바꿀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카보베르데 대표팀 감독이 직접 보낸 메일이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로페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어를 할 줄 몰라서 이메일을 무시했다. 링크드인(비즈니스 플랫폼)에서 온 환영 메시지인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섬나라인 카보베르데는 1975년 독립할 때까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다. 지금도 포르투갈어를 모국어로 쓴다. 당시 메일을 보낸 감독은 후이 아과스로, 포르투갈 출신이었다. 아과스는 벤피카, 포르투 등 명문 구단을 거친 공격수로, 포르투갈 대표로도 A매치 31경기(10골)를 뛴 경력을 지녔다. 2014~2016년, 2018~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카보베르데 감독을 지냈다.
로페스는 9개월 후 이과스 감독이 영어로 보낸 메일에는 반응했다. 그는 "다시 메일을 받고 나서 예전 이메일을 열어 구글 번역기를 사용해 내용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카보베르데 국가대표로 뛰어달라'는 내용이었다.
아일랜드 청소년 대표를 거친 로페스는 이과스 감독의 요청에 응답했다. 카보베르데인 아버지와 아일랜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로페스는 2019년 카보베르데 대표팀에 합류해 6년간 카보베르데의 주전 수비수로 A매치 38경기를 뛰었다.
2023년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깜짝 8강 진출을 이끈 로페스는 축구선수의 꿈인 월드컵 출전도 눈 앞에 두고 있다. 인구 42만여명에 불과한 소국인 카보베르데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앞뒀다. 피파 랭킹 73위인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예선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카메룬을 승점 4점차로 따돌리고 D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따내도 역대 최초로 월드컵을 밟을 수 있다.
로페스는 "우리에겐 정말 꿈같은 일"이라고 반색했다. 미드필더 요바네 카브랄(에스트렐라 아마도라)은 "조국을 위해 뛰고 가족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건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홍명보호를 만날 수 있는 팀 중 하나다.
과거 '스웨덴 레전드' 헨리크 라르손, '프랑스 레전드' 파트릭 비에이라, 전 포르투갈 공격수 나니 등이 카보베르데 혈통으로 알려졌지만, 카보베르데 유니폼을 입진 않았다. 지금은 포르투갈, 브라질, 네덜란드에서 성장한 '재능러'를 속속 귀화시켜 전력을 강화했다. 주장이자 리빙 레전드인 라이언 멘데스(코자엘리스포르)는 과거 릴OSC 소속으로 프랑스리그앙을 누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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