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세계 최고의 수비수였지만, 부상 악령을 떨쳐내지 못했다.
사뮈엘 움티티(프랑스)가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움티티는 16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 내 커리어에 작별 인사를 할 때가 왔다. 우여곡절이 컸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나와 함께 했던 모든 클럽, 관계자, 코치, 선수들에게 가사의 말을 전한다'고 적었다.
카메룬 태생 프랑스 이민자인 움티티는 올랭피크 리옹 유스팀을 거쳐 2010년 2군팀에서 프로 데뷔했다. 19세이던 2012년부터 1군으로 콜업됐고, 2014년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두 시즌 동안 리옹의 주전 수비수로 뛰면서 프랑스 리그1 최고의 수비수로 주목 받았다. 장차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거듭날 것이라는 예상도 뒤따랐다. 2016년 여름 FC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으면서 움티티의 커리어도 날개를 달 것처럼 보였다. 바르셀로나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움티티는 엄청난 활약상을 펼쳐 보이면서 자신이 왜 세계 최고 유망 수비수인지를 입증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면서 프랑스의 우승에 일조, 월드컵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그러나 러시아월드컵 이후 움티티는 빠르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2019시즌 무릎 부상으로 15경기 출전에 그친 움티티는 중족골 골절이 발견돼 다시 부상하는 등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졌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는 바르셀로나 수뇌부가 움티티에게 팀을 떠날 것을 요구했으나,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읍소에 뜻을 굽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친정팀 리옹을 비롯해 스타드 렌 등 프랑스 클럽들이 움티티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이미 '유리몸'이 됐다는 것을 확인한 뒤 모두 철회 의사를 드러내는 등 앞날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2022~2023시즌 레체(이탈리아)로 임대돼 좋은 활약을 펼친 움티티는 2023년 여름 릴로 이적하며 프랑스 무대로 돌아갔다. 하지만 또 부상으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했고, 지난 시즌엔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결국 올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계약 만료로 릴을 떠났지만, 그에게 손을 내미는 팀은 없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