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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코인은 소재일 뿐"…'달까지 가자', 흙수저들의 하이퍼리얼리즘 생존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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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월급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현실, 벼랑 끝에 선 세 여인이 코인 투자에 뛰어든다.

16일 서울 마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오다영 PD와 배우 이선빈, 라미란, 조아람, 김영대가 참석했다.

'달까지 가자'는 월급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흙수저 세 여자가 코인 투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하이퍼리얼리즘 생존기를 그린다. 장류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오다영 PD는 "처음에는 타임슬립도 아니고, 거대한 사극도 아니고, 사이코패스나 살인마가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작은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 "캐릭터들의 말맛과 심리를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주인공 설정도 크게 바꾸지 않았지만, 연령대를 20대·30대·40대로 다양하게 했다. 보통 또래 여성 3명이 친밀하게 지내는 설정이 많은데, 차별화를 두기 위해 각 세대의 고민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드라마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참신한 소재와 공감대를 자아내는 서사를 통해 안방극장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여기에 이선빈, 라미란, 조아람, 김영대라는 신선한 조합이 더해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마론제과 홍보마케팅팀 비공채 직원 정다해 역을 맡은 이선빈은 "대본에서 묘한 매력을 느꼈다. 나는 주식이나 코인에 무지한데, 스토리가 내가 좋아하는 결로 흘러갔다. 세대가 다른 세 사람의 우정이 대본 속에 잘 녹아 있었다"고 전했다.

라미란은 마론제과 경영지원팀 강은상 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세 여인들이 복작복작 지내는 정서가 그리웠던 것 같다. 선빈 씨, 아람 씨와 함께라면 시너지가 잘 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직장도, 코인도 잘 모르는 수준이다. 그래도 같이 놀고 싶었다. 복작복작한 현장이 그리웠는데 촬영하면서 충족됐다. 이 조합이라면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투자 경험도 공개했다. 그는 "4~5년 전 이더리움에 50만 원을 넣었는데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다. 그런데 아직 찾지는 못했다. 대본을 보면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공부하다가 어설프게 설명하면 더 큰일 날 것 같아 공부는 하지 않았다. 50만 원이 5억 원이 될 때까지 버티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작품이 공개되면 제가 잘 모르는 걸 알면서 뭘 물어볼까 걱정된다. 저를 찾지 말아 달라. 여러분보다 모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한 유튜브 콘텐츠에서 13kg 감량 사실을 고백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수영복을 입고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흉해서 가리긴 했다. 다이어트 중에 촬영한 거라 부끄럽게 찍었다. 지금은 노출증 억누르는 약을 먹고 있다. 너무 숭해서 노출을 죽이는 약을 먹는다"며 현장을 폭소케 했다.

마론제과 회계팀의 비공채 직원 김지송 역을 맡은 조아람은 "대본이 빠르게 읽혔다. 서로 다른 세대의 캐릭터가 우정을 쌓고 위로하며 추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달까지 가자'의 청일점 김영대는 마론제과 빅데이터 TF팀 이사 함지우 역을 맡았다. 본업 능력은 물론 비주얼과 재력까지 두루 갖춘 '갓벽' 캐릭터다. 김영대는 "현직은 빅데이터 팀 최연소 이사지만 전 직업은 망한 인디가수 출신이다. 음악을 했던 사람이라 악기는 다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드라마에서는 드럼 연주가 필요하더라. 드럼은 처음이라 직접 연습하고 녹음도 해봤다. 노래 실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에 라미란은 "가요 시상식에 가려고 음원 차트를 노리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 하면, 작품이 코인 투자를 소재로 한 것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오 PD는 "젊은 친구들이 직장 생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느냐. 세 인물도 직장에서 비공채로 외딴섬처럼 지내다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다. 승진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 경제적 기반으로 코인을 선택하게 된다. 시대적 배경을 2017~2018년으로 한 것도 당시에는 코인이 대중화되지 않고 낯설게 여겨졌던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코인으로 대박을 노리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행성 소재로 볼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하나의 장치일 뿐 주제가 아니다. 지켜보시면 걱정을 덜고 여성 직장인의 행복을 바라는 현대적 소재임을 알게 될 것"이라며 연출 의도를 강조했다.

지난달 공개된 첫 티저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아라비아풍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1980~90년대 '스크류바' 광고를 패러디하며 춤추는 장면이 담기자, 중동 문화를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30여 년 전 광고를 재현한 의도였지만, 달라진 시대에 타 문화를 존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MBC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오 PD는 "당연히 부담이 있다"며 "섬세하게 작업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 이제는 한국 드라마가 내수용에 그치지 않는다는 걸 제대로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인지적 감수성을 더욱 세밀하게 기르고 다듬겠다"며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끝으로 오 PD는 "배우들의 따뜻하고 재밌는 에너지가 그대로 담겨 있다. 명랑하고 활발한 기운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돈이나 흙수저 이야기가 나오지만 절대 무겁지 않게 했다. 보는 순간 '계속 보게 된다'는 생각이 들도록 속도감을 살렸고,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MBC 새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는 19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