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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야 잠깐만' 감독 부름에 초긴장, 19살 특급 루키 왜 웃었나…"앞으로도 기회 주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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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앞으로도 기회를 주신다고 말씀하셔서, 그 기회에 맞는 실력으로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선수단 훈련을 지휘하다 '특급 루키' 정우주를 불렀다. 전날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을 마친 정우주와 독대를 위해서였다.

정우주는 15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3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아주 만족스러운 투구라 말하긴 어렵지만, 직구 최고 구속은 154㎞까지 나왔고 키움 강타자 송성문을 커브로 삼진을 잡는 등 빛나는 순간도 꽤 있었다. 한계 투구 수가 50구였기에 애초에 긴 이닝을 기대한 등판은 아니었다.

김 감독이 시즌 막바지 정우주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준 이유는 명확하다. 미래 대비와 성장이다. 전주고 에이스 출신인 정우주는 2025년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다. 이미 문동주, 황준서 등 어린 투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한화에 정우주는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재능을 지녔다.

김 감독에게 정우주를 따로 부른 이유를 물으니 "나가서 지금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잘하려고 너무 그 부담을 갖지 말라고 했다. 조금 더 부담감을 줄이고, 자기 공을 던지면서 대신 이닝을 짧더라도 3회까지는 자기가 끝내고 내려올 수 있도록 다음에. 그 부탁했다. 주자를 남겨놓고 내려오지 말고, 3회든 4회든 네가 딱 자르고 내려올 수 있도록 다음에 한번 준비해 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정우주는 어떤 마음으로 김 감독의 부름에 초긴장 상태였다고.

정우주는 "감독님께서 부르실 때는 항상 긴장이 된다"고 답해 웃음을 안긴 뒤 "정말 좋은 말을 해 주셨다. 앞으로도 기회를 더 주신다고 하셔서. 일단 가장 감사한 게 감독님이다. 선발 등판은 내게 꿈만 같은 그런 순간이었다. 이런 순간이 빨리 올 줄 몰랐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일단 감사하다. 앞으로도 기회를 주신다고 말씀하셔서 더 그 기회에 맞는 실력으로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정)우주가 던지고 난 다음에 본인이 더 준비해야 할 것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느끼게 하려고 일부러 마지막 끝날 때 선발을 시키고 있는 거니까. 본인이 '내가 선발로서 앞으로 내년이나 또 언제 던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겠다고 잘 느끼고 끝났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있다. 시즌 끝날 때까지 (선발 등판이) 아마 2번 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우주는 첫 선발 등판을 되돌아보며 "투구 내용은 솔직히 아쉽지만,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뭘 준비하면 될지 답을 찾아 후련한 것도 같다. 불펜에서 계속 29~30구 정도 던지다 보니까. 그 이후로는 투구 수가 늘어나면 구속이 안 나오더라. 구속이 안 나오는 것을 경기 중에 내가 확인해서 더 아무리 세게 던지려고 해도 공이 잘 안 가는 느낌이 들었다. 비시즌이나 남은 기간 동안 스태미나를 위한 준비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