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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꺾고 역대 2위' 한국 떠나 초대박, 그 투수 실종됐다…'ERA 7.02 폭등'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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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또 하나의 KBO 역수출 성공 신화를 쓰던 에릭 라우어(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주춤하다.

라우어는 올해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에 그쳤지만, 메이저리그 콜업 이후 엄청난 성과를 냈다. 지난달 6일(이하 한국시각)까지 토론토에서 등판한 첫 18경기(최소 45이닝 이상 투구)에서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해 구단 좌완 역대 2위에 올랐다. 종전 역대 2위는 2020~2021년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으로 2.89였다.

류현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105억원) FA 계약에 성공, 에이스 대우를 받았다. 류현진은 2021년까지 토론토의 대체 불가 에이스였는데, 그런 류현진의 기록을 라우어가 갈아치웠다.

1위는 토론토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전설 로저 클레멘스. 1.69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류현진도 라우어도 클레멘스의 기록에는 근접하지 못했다.

라우어의 성공기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큰 관심사였다. 라우어는 지난해 외국인 투수의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했던 KIA 타이거즈가 선택한 대체 외국인이었기 때문. 라우어는 지난해 KIA에서 7경기, 2승2패, 34⅔이닝, 37탈삼진,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했고, 선수 본인은 KIA와 재계약을 희망했으나 구단의 선택은 제임스 네일-아담 올러 조합이었다. KIA가 외면하기도 했고, KBO에서 그리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도 못했던 투수가 바로 다음 해 메이저리그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라우어는 토론토에서 19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11일 LA 다저스전 3이닝 3실점 부진 이후 조금 꼬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17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선방해 시즌 8승째를 챙겼지만, 지난달 2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는 홈런 4개를 허용하는 바람에 4⅔이닝 8실점(6자책점) 최악의 결과를 떠안았다.

9월부터는 불펜으로 밀렸는데 2경기에서 4이닝,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은 7.02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9월 들어 포스트시즌 대비에 들어가면서 라우어를 롱릴리프로 쓰겠다고 밝혔다. 더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호세 베리오스, 셰인 비버, 케빈 가우스먼, 맥스 슈어저, 크리스 배싯까지 선발 5명이 매우 탄탄하기 때문. 성적과 몸값 등 여러모로 라우어가 이들을 밀어낼 가능성은 떨어진다.

한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노렸던 특급 루키 출신 알렉 마노아도 현재 자리가 없어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마노아는 토미존 수술을 받고 올해 빅리그 마운드 복귀를 목표로 재활했고, 최근에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재활 등판을 진행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라우어는 불펜에서 롱릴리프 임무를 맡고 있고, 선발 5명은 매우 안정적인 상태에서 빅리그 로스터에 마노아를 위한 자리는 없다'며 토론토 마운드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하게 했다.

라우어가 불펜에서 계속 지금처럼 고전한다면, 냉정한 메이저리그이기에 빅리그 로스터 한 자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릴지도 모를 일이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