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관리 받는 폰세, 불타오르는 디아즈. MVP 경쟁 지각 변동?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디아즈의 막판 스퍼트가 무척 뜨겁다. 디아즈는 1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결정적 스리런 홈런 포함, 2안타 4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7대5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 승리로 삼성은 가을야구 진출 라이벌 롯데에 아픔을 안기는 동시에, 자신들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영양가 만점 디아즈의 4타점이었다.
이날 활약으로 디아즈는 47홈런, 139타점 기록까지 채웠다. 사실 디아즈는 9월 초 잠시동안의 슬럼프에 빠졌다. 홈런40개가 넘어가자 여기저기서 50홈런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한 것. 그러자 알게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욕심이 나는 것 같다. 힘이 들어가니 배트 스피드가 떨어진다"고 진단했었다.
하지만 금세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분위기를 바꾼 건 6일 한화 이글스전. 거의 다 당겨쳐 홈런을 만드는 디아즈인데 이날은 밀어쳐 홈런을 생산해냈다. 급해진 포인트를 다 잡고, 일단 컨택트에 집중하겠다는 영리함이 슬럼프 탈출로 연결된 것이다.
다시 감을 잡으니 불을 뿜는다. 11일 SSG 랜더스전 홈런에 이어 14일 KT 위즈전, 16일 롯데전은 2경기 연속 멀티히트에 홈런을 기록했다. 그 사이 타점도 차곡차곡 쌓았다.
디아즈는 이제 홈런 1개만 더 치면 같은 팀 출신 나바로가 세운 한 시즌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48홈런 기록과 동률이 된다. 또 국내 선수, 외국인 선수 통틀어 한 시즌 최다 타점은 역시 같은 팀에 있는 박병호가 보유한 146타점이다. 이 기록 경신은 물론, 마의 150타점 도전도 가능하다.
삼성은 이제 정규시즌 종료까지 10경기가 남았다. 50홈런-150타점 기록 달성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10경기에서 홈런 3개, 타점 11개를 더하는 게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한 경기 4타점씩 할 수 있는 위력이 충분히 있다.
MVP 경쟁도 요동칠 수 있다. 당초 올해 MVP는 한화 이글스의 선두 경쟁을 이끈 폰세가 유리해 보였다. 27경기 17승 무패 1.70. 탈삼진 236개로 1위. 대단한 기록이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탈삼진 4관왕이 가능해 보인다. 탈삼진 부문만 앤더슨(SSG)과 각축전이다. 충분히 MVP 수상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폰세 대세설'이 나올 때는 한화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분위기였고, 모든 이슈가 폰세 중심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관리를 받으며 등판하는 느낌이다. 팀이 절체절명의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데 정상 로테이션에서 빠져 휴식을 부여받고 있다. 최근 커리어에서 부상 이슈가 많아 미래를 위해 관리를 받아야 하는 건 분명하지만, 전반기 보여줬던 강인하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조금 사라졌다. 또 최근 경기를 보면 전반기처럼 압도적이지는 않다. 거의 실점이 없던 폰세인데 지난달 28일 키움 히어로즈전, 3일 NC 다이노스전 연속 3실점을 했다. 그리고 9일 휴식 후 키움전에 나와 무실점 피칭을 했다.
반대로 디아즈는 지난해 대체 선수로 와 겨우 재계약에 성공했는데, 반전 신데렐라 스토리를 쓰고 있는 게 주목받고 있다. 또 한화가 만약 우승을 하지 못하고, 삼성이 극적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한다고 하면 팀 순위 어드밴티지도 폰세쪽으로 크게 가지 않을 듯. 디아즈가 시즌 막판 50홈런-150타점 달성 레이스를 펼치면, 팬들과 MVP 투표 표심이 그쪽으로 더욱 쏠릴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