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후반에 8골이 터진 경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직접 말해 봐라." 이고르 투도르 유벤투스(이탈리아) 감독의 반문이다.
그는 이어 "농담은 그만하고, 설명하기가 어렵다. 축구는 끝이 없지 않나. 마지막까지 우리 자신을 믿었던 것이 잘한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제바스티안 켈 도르트문트(독일) 단장은 "두 팀은 후반에 정말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는 치고받는 공방전으로 진행됐고, 관중들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했다"며 "마지막 몇 분이 혼란스러워 조금 왜곡된 것처럼 들리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팀의 성과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두 팀의 반응 그대로다. 17일(한국시각)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도르트문트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후반에만 8골이 터지는 난타전이 연출됐다. UCL에서 45분 동안 8골이 터진 것은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를 상대로 9대2로 대승한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도 후반에 8골이 나왔다.
전반 침묵했던 두 팀은 후반 7분부터 골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도르트문트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후반 7분 카림 아데예미가 선제골을 작렬시켰다. 유벤투스는 11분 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케난 일디즈가 골망을 흔들었다.
봇물이 터지자 골이 미친듯이 쏟아졌다. 2분 뒤인 후반 20분 펠릭스 은메차가 도르트문트의 리드골을 선물하자, 두산 블라호비치가 2분 후 다시 응수했다. 후반 18분부터 22분까지 4분 동안 무려 3골이 터졌다.
그리고 도르트문트가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얀 쿠토가 후반 29분, 라미 벤세바이니가 후반 41분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작렬시켰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후반 추가시간 유벤투스가 폭발했다. 블라호비치가 후반 49분 만회골을 터트린 데 이어 로이드 켈리가 2분 뒤 극장 동점골을 터트렸다. 켈리의 운명도 극적이었다.
그는 페널티킥을 헌납했지만 속죄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올해 초 뉴캐슬 유나티이드에서 유벤투스로 임대된 켈리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완전 이적했다.
각본없는 드라마에 양팀 팬들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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