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토트넘은 이제 새로운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절과 달라졌다.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비야레알과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스테이지 1차전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2022~2023시즌 이후 무려 3년 만에 돌아온 유럽 최고의 무대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덕분에 지난 시즌 리그 17위로 마감했음에도 UCL로 복귀할 수 있었다. 기대와 우려가 모두 섞였던 첫 경기였기에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모하메드 쿠두스, 히샬리송, 사비 시몬스, 중원은 루카스 베리발, 로드리고 벤탄쿠르, 파페 사르가 자리했다. 수비진은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제드 스펜스가 구성했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토트넘은 전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4분 히샬리송이 베리발의 크로스를 받으려는 과정에서 상대 골키퍼 주니오르가 공을 놓쳤고, 이 공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행운의 자책골이 나왔다. 토트넘은 격차를 벌리기 위해 분전했다. 전반 31분 사르의 슈팅은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비야레알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12분 니콜라스 페페의 감아차기가 골대를 조금 넘겼다. 후반 10분에도 페페는 다시 한번 토트넘 골문을 노렸으나, 낮고 빠른 슈팅은 그대로 골대 옆으로 흘러갔다. 토트넘도 추가골을 위해 기회를 노렸다. 후반 27분 쿠두스의 크로스를 히샬리송이 문전에서 마무리했으나, 공은 그대로 골라인 밖으로 나갔다.
비야레알은 마지막 동점 기회까지 놓치고 말았다. 후반 41분 토트넘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페페가 키커로 나서서 마무리했는데 공은 골문 옆으로 날아갔다.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1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 실리적인 선택이 돋보였다. 슈팅 수 9대10으로 더 많은 슈팅을 허용했지만, 유효 슈팅은 절대 허용치 않았다. 경기를 주도하며 차분하게 비야레알을 눌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절에는 찾아볼 수 없는 용병술도 나왔다. 프랭크 감독은 후반 막판 공격을 추가적으로 지시하는 대신 케빈 단소를 투입해 지키는 선택을 했다.
영국의 BBC 또한 토트넘의 이러한 선택에 주목했다. BBC는 '토트넘의 클린시트 멘탈리티, 실리주의가 토트넘의 핵심으로 입증됐다'라고 평가했다.
BBC는 '지난 시즌 토트넘은 더 많은 골을 넣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이제는 상대의 골을 막는 것에 집중하고 잇다. 지난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를 맡았을 때와 다르다. 프랭크가 이끄는 토트넘이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스타일은 포스테코글루가 지휘했던 호쾌한 축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들의 수비는 훌륭했고, 특히 판더펜이 비야레알의 공격을 대부분 막았다. 실용주의에 대한 대가는 토트넘 스스로가 단 한 번의 유효 슈팅만 가졌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베리발 또한 "우리는 올해 클린시트 멘탈리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그들이 슈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정말로 우리가 잘했다"고 했다. 미키 판더펜 또한 "우리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다. 조직력에서 강하고, 이기기 힘든 팀이다"라고 밝혔다.
완전히 다른 팀의 모습을 보여준 토트넘, 공격이 아닌 수비로서 이길 수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다소 아쉬운 공격에도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승리가 팬들에게는 또 다른 기쁨을 안겨줄 수 있게 됐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