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강철군단' 포항 스틸러스가 아시아 무대로 향한다. 빡빡한 리그 경쟁 속 아시아 무대 정상의 꿈은 쉽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K리그가 자랑하는 '명문' 포항은 저력을 갖춘 팀. 증명, 그리고 기회의 무대로 바꿀 수 있다.
2025~2026시즌 K리그에서는 총 네 팀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라는 넓은 바다로 항해를 떠난다. 울산 HD, 강원FC, FC서울 그리고 포항이다. 포항은 다른 세 팀과 달리 ACL2에 출격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의 2부 격인 대회지만, ACL2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상금부터 250만달러(약 34억원)로 K리그1 우승 상금을 웃돈다.
우승을 다투는 팀들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K리그도 이미 이를 경험했다. 지난 시즌 ACL2에 참가했던 전북은 K리그1 최고 수준의 전력에도 8강에서 당시 시드니 FC 소속의 패트릭 클리말라에게 1, 2차전 통틀어 3골을 허용하며 탈락했다. 올해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 알나스르를 비롯해 베이징 궈안, 감바 오사카 등 쟁쟁한 팀들이 참가한다. 다행히 조별예선은 비교적 수월한 팀들과 엮였다. 포항은 빠툼 유나이티드(태국), 카야FC(필리핀), 탬피니스 로버스(싱가포르)와 함께 ACL2 H조에 묶였다.
지난 시즌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다. 포항은 2024~2025시즌 ACLE에 출전했다. 조별리그에서 탈락을 경험했다. 도둑맞은 1승 여파가 컸다. 중국 산둥 타이산의 대회 포기에 따른 여파로 포항의 1승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8경기 기준 승점 9점을 획득했음에도 승점 8점인 상하이 하이강이 16강에 오르는 일이 발생했다. 패배로 인한 탈락이 아니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올해도 충분히 높은 단계까지 오를 수 있는 전력이다. 이호재를 선봉으로 하는 공격을 비롯해, 기성용이 합류한 중원, 전민광 박승욱 등이 구축하는 수비까지 촘촘하게 짜여졌다. 경기력도 뛰어나다. 시즌 초반 어려움을 이겨내고 상승세를 타며 어느새 리그 4위까지 올라섰다. ACL2에서 포항의 존재감은 충분히 위협적이다.
다만 리그가 한창인 시점에 ACL2 소화는 다소 빡빡한 일정이기에 부담이다. 시즌 막판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박태하 포항 감독도 ACL 참가 K리그 팀 미디어데이 당시 "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다"며 "홈과 어웨이를 잘 구별하겠다. 원정은 상황에 따라서 그동안 출전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가 갈 수 있다. 홈에선 전체적인 컨디션을 보고 대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좋은 기회가 될 여지는 충분하다. 포항은 올 시즌 초반 주축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으며 활약했다. 다만 시즌 중반 이탈했던 선수들이 복귀하며 한현서 조상혁 이창우 등 어린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비교적 줄 수밖에 없었다. ACL2 조별리그 원정 경기들을 활용해 해당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분배할 수 있다. 동시에 전체 선수단의 컨디션 조절도 가능하기에, 경기력 상승 또한 기대할 수 있다.
포항의 초점은 이미 첫 경기인 빠툼 유나이티드전을 향하고 있다. 첫 경기의 중요성을 모두가 알고 있다. 박 감독은 "개인적으로 첫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승리하면 그룹 스테이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스콜과 더위로 변수가 가득한 태국 날씨를 극복하고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챙긴다면 기세를 올릴 수 있다. 올 시즌 아시아 무대를 향한 포항의 첫걸음은 18일 오후 9시 15분 태국 빠툼타니 BG 스타디움에서 시작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