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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km 전체 1순위 후보를 거르는 배짱 뭔가...KT는 왜 양우진 아닌 박지훈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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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우리 계획을 흔들지 않았다."

KT 위즈는 왜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대형 유망주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KT는 17일 열린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총 11명의 새 식구를 선발했다. 1라운드 투수 박지훈을 시작으로 투수 6명, 내야수 4명, 외야수 1명을 뽑았다. 초반 라운드 내야수를 집중 선발하고, 후반에 투수를 집중시켰다. 팀 현실 때문. KT는 황재균, 허경민, 김상수 등 주전 내야수들의 나이가 많아 세대교체가 필수인 팀이다. 그 중 4라운드 임상우는 야구 예능 출신으로 주목을 받은 선수다.

그래도 드래프트의 꽃은 1라운드. 전체 6순위 지명권을 가진 KT는 전주고 출신 투수 박지훈의 이름을 호명했다. KT는 박지훈에 대해 "안정된 투구 매커니즘과 밸런스로 140km 중후반 직구를 구사하는 파이어볼러"라고 소개했다.

뜻밖의 지명은 아니다. 박지훈은 드래프트를 앞두고 꾸준하게 1라운더 후보로 소개됐다. 하지만 KT의 박지훈 지명이 화제가 된 건 한 때 전체 1순위 후보로 거론된 양우진을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간다던 박준현, 김성준, 문서준의 선택에 고교 최고의 파이어볼러 양우진이 전체 1순위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박준현이 KBO리그를 선택하며 2순위 유력 후보로 손꼽혔다.

하지만 드래프트를 앞두고 팔꿈치 피로 골절 사실이 알려졌고 2순위와 3순위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가 유신고 야수 신재인과 오재원을 뽑는 이변이 일어났다.

머리가 아픈 건 그 뒷 순위 팀들이었다. 양우진이 넘어올지, 아닐지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자신들의 차례가 오면 뽑야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엄청난 고민을 해야했다. KT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선택은 박지훈이었다. 양우진은 8순위 LG 트윈스가 데려갔다.

KT 관계자는 "우리도 양우진을 체크하지 않은 게 아니고, 양우진이 앞에서 뽑히지 않자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며 "하지만 결론은 우리가 준비한대로 가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KT는 양우진이 앞에서 선택을 받는다고 가정해, 신재인이나 오재원을 1순위로 두고 이 선수들도 나오지 않으면 박지훈을 선발한다는 플랜을 세웠다. 양우진 변수가 있었지만, 부상 염려보다 안정성을 택했다.

KT는 유신고 야수들을 뽑지 못한 한을 2라운드에 풀었다. 같은 학교 유격수 이강민을 선발한 것. KT는 "이강민은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전문 유격수다. 팀 센터 라인 중심을 잡아줄 선수"라고 소개했다.

한편, KT는 선배 선수들이 신인 선수들에게 뜻깊은 선물을 했다. 1라운드 박지훈에게는 주장 장성우가 사인공을 전달했다. 다른 선수들도 고영표, 소형준, 황재균, 강백호의 직접 적은 메시지가 담긴 사인공을 받았다. 장성우는 박지훈에게 'KBO 최고의 팀 KT 위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적어줬다.

박지훈은 "주장 장성우 선배의 응원 선물을 받고나니, 고참이 되면 나도 이런 선물을 준비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KT에 지명된 사실이 실감이 나기도 한다. 꼭 KT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박지훈의 아버지 박창석씨도 "TV로만 보던 유명한 안방마님 장성우 선수에게 지훈이가 환영 인사를 받으니 구름 위에 떠 있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지훈이가 KT라는 팀에서 꼭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