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스페셜원' 조제 무리뉴 감독(62)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포르투갈 벤피카의 지휘봉을 잡는다. 유럽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18일(이하 한국시각) "HERE WE GO(히어 위 고)"를 외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벤피카는 무리뉴를 새 감독으로 임명하는 데 동의했다. 이미 리스본에 있는 무리뉴 감독과 2년 계약에 합의했고, 24시간 내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다. 그가 돌아왔다'고 밝혔다.
영국의 'BBC'도 이날 '무리뉴 감독이 벤피카와의 협상을 위해 리스본에 도착했다. 그는 브루노 라즈 감독의 후임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페네르바체에서 경질된 후 불과 한 달도 안돼 일자리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무리뉴 감독은 '셀프피셜'로 벤피카행을 사실상 선언했다. 그는 리스본에 도착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벤피카가 공식적으로 내게 관심이 있는지 물었다. 어떤 감독이 벤피카를 거절하겠느냐. 나는 아니다. 벤피카 감독직을 맡을 기회가 생겼을 때, 나는 주저하지 않고 관심이 있고 맡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벤피카는 17일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2대3으로 패했다. 2-0으로 앞서나갔지만, 이후 3골을 내주며 홈에서 무력하게 패했다. 카라바흐의 승리는 아제르바이전 축구 역사상 첫 UCL 본선 승리다.
벤피카 운영진은 이 경기 후 라즈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벤피카는 리그에서 개막 후 3연승을 달렸지만, 지난 주말 산타 클라라와의 홈경기에서 1대1로 비긴데 이어, 이날 패배까지 겹치자 칼을 빼들었다.
후이 코스타 회장은 "우리는 라즈 감독과 합의에 도달했고, 오늘부로 그는 벤피카의 감독이 아니다. 라즈의 헌신에 감사하지만, 변화의 순간이 왔다"고 말했다.
2020년 경질된 후 다시 돌아온 라즈 감독은 벤피카에서만 두차례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벤피카는 곧바로 후임 감독 찾기에 나섰고, 무리뉴 감독으로 서둘러 낙점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29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 6월 페네르바체의 지휘봉을 잡았다. 14개월 만에 하차했다. 통산 7번째 해임이다. 공교롭게도 UCL 플레이오프에서 벤피카에 0대1로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된 후 이별했다.
무리뉴 감독은 첫 시즌 페네르바체를 쉬페르리그 2위로 이끌었다. 하지만 논란의 연속이었다. '챔피언' 갈라타사라이와는 '인종 차별 발언'으로 충돌했다. 튀르키예의 심판 수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2경기가 감면됐지만 4경기 출전 징계를 받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명장이다. FC포르투, 첼시, 맨유,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 AS로마 등에서 26개의 트로피를 품었다.
특히 AS로마에서 컨퍼런스리그 우승을 완성하며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유럽 대항전 3개 대회(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에서 모두 우승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토트넘에 이어 페네르바체에선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은 2021년 4월 토트넘을 리그컵 결승전에 안착시켰지만 불과 일주일을 앞두고 경질됐다. 페네르바체에서도 '무관'이다.
무리뉴 감독은 '취업의 신'이다. 그는 경질 위약금으로 1억810만유로(약 1755억원)를 벌어들였다. 그런데 취업도 빠르다. 무리뉴 감독은 2000년 감독직을 시작한 이래, 가장 오래 쉰 것이 1년 정도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