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적응이 끝난 '월드클래스' 손흥민(33·LA FC)의 기량은 미국 무대에서 '토네이도급' 자연재해에 가까웠다. 인기가 아닌 실력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빅스타임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유타주 샌디 아메리카 퍼스트 필드에서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2025시즌 MLS 19라운드 순연 경기에 선발 출전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4대1 대승을 이끌었다. LA FC는 손흥민의 활약과 함께 리그 2연승을 질주했다. 4위(승점 47)까지 올라선 순위가 최근 상승세를 짐작하게 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손흥민은 전반 3분 만에 자신의 시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그는 역습 상황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 패스를 받았고, 곧바로 공을 몰고 전진했다. 박스 좌측으로 진입해 골키퍼를 뚫어내는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새너제이 어스퀘이크전에 이은 2경기 연속 득점이었다. A매치 포함 4경기 연속 득점으로 뜨거운 발끝을 자랑했다. 멈출 생각이 없었다. 전반 17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장기를 발휘했다. 일명 '손흥민존'이라고 불리는 위치에서 패스를 받은 후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예리하게 날아간 공의 궤적은 골문 구석으로 향했다. 솔트레이크 수문장은 손쓸 수 없었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2-0 리드를 안고 시작한 후반, LA FC는 실점했다. 후반 31분 자비어 고조에게 바이시클킥으로 실점하며 쫓기는 상황에 몰렸다. 위기의 순간 손흥민이 다시 나섰다. 후반 37분 데니스 부앙가와 역습을 전개했다. 공을 몰고 전진한 부앙가는 해트트릭 기회를 잡은 손흥민을 놓치지 않았다. 슈팅 대신 패스를 택했고, 손흥민이 공을 밀어넣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부앙가까지 경기 종료 전 한 골을 추가하며 최종 스코어는 4대1 승리였다.
미국 상륙 후 처음 기록한 해트트릭, 2023년 9월 당시 번리전 해트트릭 이후 약 2년 만에 터진 '폭발적인' 활약이었다. 14일 새너제이전에서 MLS 2호골을 쏜 손흥민은 순식간에 리그 5골까지 기록을 늘렸다. MLS 진출 이후 손흥민의 폼이 얼마나 절정인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였다. 손흥민은 3골과 함께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리그 3경기 연속 득점에 도전할 손흥민의 다음 상대도 솔트레이크다. 오는 22일 오전 10시 홈구장인 LA BMO스타디움에서 다시 격돌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