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타자로서는 최고다. MVP 받아도 손색없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까지 지원 사격에 나섰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거듭나고 있는 디아즈의 MVP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디아즈는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새 이정표를 세웠다. 팀이 0-4로 밀리던 4회초 추격의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은 디아즈의 시즌 48번째 홈런. 이 홈런으로 종전 같은 팀 출신 나바로가 가지고 있던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를 기록했다.
삼성은 이제 시즌 종료까지 9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1개만 더 치면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이다. 그리고 누구도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기록, 50홈런 고지에도 더욱 가까워졌다. 역대 KBO리그에서 50홈런 고지를 정복한 타자는 이승엽, 심정수, 박병호 단 3명 뿐이다. 이승엽의 56홈런 신기록까지는 가기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50홈런과 그 기록을 달성하면 어디까지 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타점도 마찬가지. 순도 높은 스리런 홈런. 디아즈는 이 홈런으로 시즌 타점을 142타점으로 날렸다. 종전 외국인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인 NC 테임즈의 140타점 기록을 경신했다. 8개 타점만 더하면 꿈의 150타점이다. KBO리그에서 역대 150타점을 기록한 타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최고 기록은 박병호의 146타점이다.
디아즈가 이렇게 시즌 막판 대폭발하니, MVP 레이스도 안갯속이다. 시즌 중후반까지는 17승 무패 평균차잭점 1.70을 찍으며 투수 4관왕을 노리는 폰세의 일방 독주 체제였다. 하지만 디아즈라는 무시할 수 없는 대항마가 나타났다. 50홈런-150타점 기록을 달성하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박 감독은 디아즈에 대해 "타자로서는 최고 아닌가. MVP를 받아도 손색없다"고 자랑했다. 이어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50홈런-150타점 기록도 충분히 채울 거라 본다"고 전망했다.
박 감독은 성적 뿐 아니라 디아즈의 자세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낯선 곳에서 성공을 위해 마음을 여는 태도가 성공을 가져다준 거라 봤다. 박 감독은 "한국 야구, 한국 문화에 적응을 정말 잘했다. 한국 야구에 적합한 외국인 선수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솔직히 기술적으로는 미국에서 야구를 한 디아즈가 우리보다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야구 특성에 대해서는 우리 코칭스태프가 더 잘 안다. 디아즈는 우리의 말에 귀를 귀울였고, 잘 받아들여줬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을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도 있고 고집도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이 곳의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달라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디아즈도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퇴출설 압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어나더니, 리그 최고의 타자로 변신했다. 시즌 초반 박 감독과의 면담이 결정타였다. 당시 박 감독은 몸쪽 높은 유인구에 참지 못하고 방망이를 내는 그에게, 그 공만 참아내면 충분히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항상 그 공에 손이 나가 불리한 카운트에서 유인구에 속은 디아즈였는데, 그 공을 참기 시작하더니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는 게 박 감독의 설명이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