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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외인과 대등했다…돌아온 'K-린스컴'의 노히트, '2위 확보' 사령탑 극찬 괜히 나왔겠나 "점점 더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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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굉장히 반갑죠."

윤산흠(26·한화 이글스)은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3이닝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지난 12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뒤 15일 경기로 편성됐다.

기존 선발 투수의 4일 휴식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체 선발이 필요했다. 13일 대전 키움전에 선발 투수로 나섰던 코디 폰세에게 기존에 5일 휴식을 보장했고, 18일 경기를 '불펜데이'로 결정했다.

선발투수는 윤산흠이 나서게 됐다. 2019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그는 두 시즌 만에 방출된 뒤 독립구단에서 뛰었다. 2021년 한화에 입단했고, 2023년 시즌을 마치고는 상무에 입대했고, 6월 전역했다.

7월6일 1군에 돌아온 그는 두 경기 등판 후 다시 퓨처스로 향했다. 약 한 달 간의 재정비 끝에 돌아온 그는 이후 7경기 중 6경기에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월 3경기에서 4이닝 6탈삼진으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던 윤산흠의 모습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점점 더 믿음직스러워 진다"라며 "공 자체가 어디든지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반갑다"고 칭찬했다.

전천후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만큼, 불펜데이 첫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오프너 역할도 완벽했다. 김 감독의 기대는 2이닝 정도. 그러나 윤산흠은 1이닝을 더 막았다.

윤산흠은 선두타자 윤도현을 150㎞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한 뒤 박찬호까지 151㎞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김선빈을 풀카운트 상황에서 슬라이더로 3루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2회에는 더욱 빨랐다. 최형우에게 몸쪽 직구를 던졌고, 방망이를 끌어냈다. 타구는 1루수 땅볼에 그쳤다. 나성범 역시 초구에 투수 땅볼. 이어 패트릭 위즈덤까지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3회 2사 후 김호령에게 몸 맞는 공이 나오며 첫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윤도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3이닝 동안 던진 투구수는 단 35개. 4회 김종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이날 경기를 완벽하게 마쳤다.

윤산흠이 초반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은 덕에 한화는 외국인투수 아담 올러를 선발투수로 낸 KIA와 팽팽하게 승부를 펼칠 수 있었고, 결국 4대3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동시에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최소 2위를 확보하게 됐다.

8월 1군에 온 뒤 8경기에서 윤산흠이 거둔 성적은 13⅓이닝 평균자책점 0.68. 특유의 역동적인 폼에 팬들은 윤산흠의 모습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팀 린스컴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제 투구폼이 아닌 경기 내용도 린스컴이라고 불려도 손색없는 투수가 됐다.

확실하게 타자를 압도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벌크업을 통한 한층 묵직해진 직구 구위가 큰 몫을 했다. 윤산흠은 "상무에서 7~10㎏ 정도를 찌웠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구위도 좋아진 거 같다"고 했다.

그야말로 날을 갈고 돌아왔다. 윤산흠은 "상무에서 최상의 상태로 전역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겨울부터 차근차근히 했던 게 효과가 있는 거 같다"고 밝혔다.

동시에 절박한 마음도 함께 전했다. 윤산흠은 "항상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 그만큼 1구, 1구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남다른 마음가짐을 전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