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호준 감독은 왜 로건을 중간으로 투입하는 결정을 내렸을까.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로건이 선발 아닌 불펜으로 잠시 '외도'를 한다. 그리고 결과나 분위기가 좋으면 완전 전업 가능성도 생긴다.
이 감독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로건은 일요일(21일) KIA 타이거즈전 선발로 나서지 않는다. 그날은 김태경을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로건은 16일 SSG 랜더스전에서 던졌다. 6⅔이닝 6실점 패전. 그리고 4일 휴식 후 KIA전에 나서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로건이 SSG전 후 코칭스태프에 정중히 요청을 했다. 하루이틀만 더 휴식을 달라고. 지칠대로 지친 로건이었다. 성적을 떠나 쉼없이 던졌다. 4일 휴식 등판도 마다하지 않고 소화했다.
하지만 NC는 절체절명의 가을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 선발 로테이션이 다 짜여진 가운데 로건의 편의를 봐줄 수 없었다. 이 감독은 처음 로건에게 "안 된다. 대신 KIA전 이닝을 줄여주겠다"고 말하며 돌려보냈다. 18일 경기 브리핑에서 그렇게 얘기를 했다.
그런데 이 감독도 마음에 걸렸는지 로건을 다시 불렀다고. 그리고 로건에게 의사를 물으니 정말 힘이 들어, KIA전에서는 좋은 공을 던지기 힘들 것 같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용훈 투수코치 역시 로건편을 들어줬다. 그래서 이 감독은 고민 끝에 로건의 로테이션을 미뤄주기로 했다. 이 감독은 "성격이라도 나쁘면 모를까, 정말 붙임성도 좋고 착실한 친구다. 한국의 여름 날씨에 많이 지쳤나보더라. 이번에는 로건의 요청을 들어주는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새로운 미션이 주어진다. 원래는 로건이 휴식을 취하면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 날은 이미 신민혁이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로건 때문에 에이스 라일리의 등판 일정도 다 뒤죽박죽될 수 있다. 그래서 이 감독은 로건이 다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때까지, 임시 중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일단 23일 롯데전부터 중간으로 대기한다. 3회까지는 잘 던지다 힘이 빠지는 걸 보면, 중간에서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하며 "경기가 비는 날이 있기 때문에 로건이 선발로 안 들어가도 로테이션은 돌릴 수 있다. 그래서 로건을 완전히 중간으로 바꿀지, 아닐지는 투수코치와 선수와 상의한 후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