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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선배를 좋아합니다" 운명적 두산 지명, 롤모델과 같은 팀이 되다니 얼마니 기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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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빨리 야구장에서 만나고 싶어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가 한창이던 지난 7월 여름. 경기항공고는 4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는 에이스 양우진이 있었다. 당시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가능성이 언급된 파이어볼러.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하지만 경기항공고가 잘 나갈 수 있었던 건 양우진과 함께 마운드를 지킨 좌완 이주호라는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좌완으로 147km까지 던질 수 있는 가운데 제구와 변화구 구사 능력이 고교 선수 치고 매우 훌륭했다. 폼도 예쁘고 안정적이라 제구가 흔들리지 않을 유형의 선수. 프로 지명이 매우 유력했다.

당시 이주호는 롤모델을 묻자 두산 베어스 이병헌을 꼽았다. 보통 어린 선수들은 롤모델로 특급 스타들을 꼽는 경우가 많은데, 이병헌이라 인상적이었다. 일단 자신이 두산 베어스 팬이고, 같은 좌완으로 이병헌의 투구 동작 등이 멋있어 보였던 것.

실제 이주호는 정통 오버핸드가 아닌 스리쿼터처럼 팔 각도를 약간 내려 던지는데, 이병헌도 비슷한 유형이다. 2022년 두산 1차지명을 받고 입단해 지난해 22홀드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대폭발시켰지만, 올해는 20경기 4홀드로 주춤했다.

그런데 그 롤모델과 함께 야구를 하게 됐다. 이주호는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두산은 이주호를 뽑고 "5라운드에서 이 선수를 뽑은 건 엄청난 수확"이라며 기뻐했다.

이주호가 가장 반가울 사람은 바로 이병헌. 자신을 그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프로 선수에게는 큰 기쁨이다. 이병헌은 "나도 아직 많이 어린데, 누군가의 롤모델이라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또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감회도 새롭다"며 "빨리 야구장에서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 아직 어린 내가 조언을 해준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본인이 할 것만 하다보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란 거다. 항상 자신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