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감독님이 부담을 안 가지셨으면 좋겠다."
그라운드에 선 삼성 라이온즈 '끝판대장' 오승환의 모습을 볼 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은퇴 투어를 하고 있는 오승환은 벌써 5개 구단 은퇴 투어를 마쳤다. 반환점을 돌았다. 그리고 20일 잠실, 21일 수원에서 LG 트윈스, KT 위즈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7월8일 NC 다이노스전 후 1군 경기 출전은 없다. 지금은 은퇴 투어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꾸준히 훈련을 하고 몸은 만들어놨다. 아직까지 현역 선수이기 때문.
오승환은 은퇴를 발표하고 마지막 목표에 대해 얘기했다. 1세이브만 더하면 한-미-일 통산 550세이브를 채우고 은퇴할 수 있다. 하지만 팀이 절체절명의 5강 경쟁을 하고 있다.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진 오승환을 무턱대고 세이브 상황에 투입할 여력이 없다. 순위가 결정됐다면, 충분히 배려할 수 있지만 지금은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일단 30일 홈에서 열리는 공식 은퇴 경기 때는 오승환이 던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세이브 상황에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 박진만 감독도 "우리 순위가 결정되고, 오승환이 은퇴 경기에서 세이브를 하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 전에 오승환이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박 감독은 "다음주 홈에서 3경기가 이어진다. 은퇴 투어가 없는 일정이다. 오승환도 준비는 해야하는 상황이다. 이 홈 3연전을 앞두고 퓨처스에서 던지게 해 준비를 시킬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팀 상황을 보며 출전 여부를 계속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23일부터 25일까지 대구에서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와 만난다.
박 감독도 어떻게든 오승환이 마운드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게 해줄 방법을 최대한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다.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안다. 은퇴 전 한 경기라도 더 해보고 싶은 선수의 마음을. 하지만 팀 상황이 정말 녹록지 않으니, 무턱대고 약속을 할 수도 없다.
이 말을 전해들은 오승환은 "경기 출전에 대해 감독님과 얘기한 건 없다. 팀이 정말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감독님이 나 때문에 부담을 안 가지셨으면 좋겠다. 경기에만 집중하셨으면 한다. 내 출전과 관련해,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 않다. 그저 후배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 했으면 하는 그 바람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은퇴 투어가 어느정도 진행되며 마음을 많이 내려놓은 듯한 오승환의 모습이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