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마침내 고개 숙이지 않았다' 엄상백 153일만의 2승, 우승 위한 마지막 퍼즐 찾나

by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플레이오프 승리와 한국시리즈 진출 그리고 우승까지. 역전을 노리는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 퍼즐 엄상백이 마침내 웃었다.

엄상백은 지난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구원승을 챙겼다.

경기 중반까지 1-2로 끌려가던 한화가 8회초 뒤집기에 성공했고, 마운드에 있던 엄상백이 승리 투수가 됐다. 8회말부터 등판한 김서현은 1⅓이닝 1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엄상백이 무려 153일만에 거둔 시즌 2승이다. 한화가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78억원의 조건에 영입한 외부 FA 엄상백은 류현진, 문동주와 함께 국내 선발 트리오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지난해 KT 위즈에서 13승을 거뒀고, 경험이 워낙 풍부한 투수라 기대치가 더욱 컸다. 최강 선발진을 보유하게 된 한화가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던 이유다. 엄상백 역시 좋은 조건에 계약을 하게된 만큼 의욕이 컸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초반부터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오는 등판이 늘어났다. 개막 초반 3연패. 4월 18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5이닝 4실점 쑥스러운 승리 투수가 되면서 이적 후 첫승을 거둔 엄상백은 바로 다음 등판 친정팀 KT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호투(노디시전)했다.

하지만 5월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는 날들이 늘어났고, 잘 던진 경기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화가 초상승세를 타던 시기에도 엄상백의 부진이 나아지지를 않자, 김경문 감독은 결국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그의 불펜 기용을 예고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속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불펜 경험도 이미 충분히 있는 엄상백이지만, 초반에는 그 역시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불펜 첫 등판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던 엄상백은 8월 9일 대체 선발로 다시 기회를 얻었으나 1이닝 6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벌써 올 시즌에만 3번째 2군행이었다.

그리고 확대 엔트리와 함께 1군에 돌아온 엄상백은 확실히 달라졌다. 9월에 등판한 7경기에서 8⅔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9월 1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첫 홀드를 챙겼고, KIA전에서 구원승, 시즌 2승까지 거두면서 훨씬 더 좋아졌다. 마운드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 계속 고개를 숙이고 스스로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이던 엄상백의 얼굴에 마침내 웃음이 피어났다.

김경문 감독은 엄상백이 가장 부진하던 시기에도 "결국 상백이가 팀이 가장 필요로 할때, 중요한 시기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신뢰를 강조했다.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칠 확률이 높은 한화는 플레이오프 승리 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우승을 노리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상백의 역할이 중요하다. 팀내에 큰 경기 경험이 있는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엄상백이 반드시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