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금이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턴 감독(62)이 안필드에서 족쇄를 풀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이하 한국시각),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후 첫 번째 머지사이드 더비 프리뷰의 초점을 모예스 감독의 '안필드 징크스'에 맞췄다. 리버풀과 에버턴은 20일 오후 8시30분 리버풀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EPL 5라운드를 펼칠 예정이다.
올 시즌 EPL 20개팀 사령탑 중 최고령인 모예스 감독은 39세이던 2002년 처음으로 안필드 원정길에 올라 0대0으로 비긴 후 23년 동안 단 한 번도 안필드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1년간 에버턴에서 장기집권한 모예스 감독은 맨유(2013~2014년), 선덜랜드(2016~2017년), 웨스트햄(2017~2018년, 2019~2024년)을 거쳐 지난 1월 다시 에버턴으로 복귀하기까지 네 팀에서 총 22차례 안필드 원정경기에 나서 단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에버턴 1기 시절 리버풀 원정에서 종종 승점을 벌어오기도 했으나, 최근 9번의 안필드 원정에선 모두 패하는 굴욕을 겪었다. 맨유 시절 딱 한 차례 안필드로 떠나 0대1로 패했다. 12년만에 에버턴으로 돌아온 모예스 감독은 12년만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도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EPL만 700경기 이상을 지휘한 베테랑이 특정 경기장에서 이토록 오랜기간 승리하지 못한 건 기이한 일로 여겨진다.
에버턴 역시 1999년 이후 안필드에서 딱 한 차례 승리를 거둘 정도로 머지사이드에서 약한 면모를 보였다. 그마저도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이던 2021년 무관중 경기에 챙긴 승리다.
그럼에도 '가디언'이 모예스 감독의 승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친 이유는 최근 흐름에 있다. 모예스 감독은 1월 에버턴 복귀 후 EPL에서 승점 38을 따냈다. 같은 기간 모예스 감독보다 승점을 더 많이 획득한 지도자는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승점 50),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승점 43),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승점 43), 엔조 마레스카 첼시 감독(승점 41) 등 네 명 뿐이다.
에버턴은 올 시즌에도 4경기에서 2승1무1패 승점 7을 따내며 6위에 랭크했다. 맨시티에서 임대로 데려온 윙어 잭 그릴리시가 4경기에서 도움 4개를 폭발하는 압도적 활약으로 에버턴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가디언'은 '그릴리시는 애스턴 빌라전에서 5개의 찬스를 기록하는 창의적 플레이를 선보였다'라고 평했다.
모예스 감독은 리버풀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우린 지난시즌 리버풀과의 두 번의 경기에서 접전을 펼쳤다"며 "리버풀은 선수 영입으로 전력을 강화했다. 당장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효과가 드러날 것이다. 리 역시 발전했다. 이번 리버풀전은 우리가 스텝업했다는 걸 보여줄 적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우리가 리버풀에 근접했다는 뜻은 아니다. 리버풀은 지난 몇 년간 우리와 다른 레벨의 축구를 선보였다. 주중(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도 그랬다.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우리가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디펜딩챔피언 리버풀은 EPL 20개팀 중 유일하게 4전 전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풀백 포지션에 약점을 드러낸다는 평가지만, 경기 막판 연속해서 극적인 골을 터뜨리는 '위닝 멘털리티'를 선보이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