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광주를 꺾고 개인통산 지도자 100승을 달성한 김기동 서울 감독이 "FC서울을 위해 뼈를 갈아넣고 있다"라고 서울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김 감독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0라운드에서 3대0 쾌승을 거둔 후 "몇 경기 동안 못 이겨서 선수들이 조금은 자신감이 침체된 분위기였다. 오늘은 수비하는 모습, 공격할 때 상대 끌어내려는 모습이 좋았다.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한 고비를 넘겼다. (선수들이)최선을 다하는 모습 때문에 감동을 받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앞서 5경기 연속 멀티실점을 하며 2연패 늪에 빠졌던 서울은 모처럼 무실점 대승을 따내며 분위기를 반등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53을 기록, 6위 광주 7위 강원(이상 승점 51)을 끌어내리고 7위에서 5위로 2계단 점프했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 경험하지 못했던 (연속)실점이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정확히 몇 골인지 기억도 안 난다. 우린 실점만 안 하면 (누구든)이길 수 있는 팀이다. 실점 패턴을 보면 상대가 잘해서 득점한 건 거의 없다. 페널티킥을 주거나 나가다가 쉬운 패스가 끊겨 상대에게 상황을 만들어줬다. 오늘은 실수를 줄이자고 얘기했다. 마지막엔 집중력이 떨어져 한 골 내줄 수 있었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실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은 후반 22분 둑스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34분 이승모, 38분 문선민의 릴레이 골로 광주의 추격을 따돌렸다. 김 감독은 "(전반에 득점을 하지 못했더라도)서두르지 않았다. 전반에 상대가 내려선 상황에서 역습을 몇 번 내줬다. 제주전에서도 그런 패턴이 일어났다. 상대를 끌어내려고 계속 인내하고 노력한 점이 후반에 득점을 할 수 있는 역할(배경)이 됐다. 선수들에게 '경기는 45분에 끝나는 게 아니다. 인내심을 갖자'라고 말했다. 조영욱과 문선민이 공간을 잘 찾아들어갔다"라고 선수들의 인내심과 끈기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서울 주장 린가드는 교체명단에 포함됐으나, 투입되지 않았다. 공교롭게 서울은 최근 승리한 리그 두 경기(울산, 광주)에서 린가드가 뛰지 않았다. 김 감독은 "린가드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오늘은 많은 출전시간으로 인한 부상 위험 때문에 후반에 넣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이 린가드가 투입되는 것보다 교체를 안하고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다음 전북전에는 린가드가 출전해 좋은 역할을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린가드가 주장으로서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라고 밝혔다.
2019년 포항에서 K리그 감독으로 첫 발을 뗀 김 감독은 이날 통산 100승째를 기록했다. 2024년 포항을 떠나 서울에 합류한 김 감독은 총 239경기를 지휘해 100승70무69패를 기록 중이다. 김 감독은 "의미가 없다. 선수 때 최고령 득점, 최다 출전 기록을 썼다. 열심히 하다보니 그런 상황이 왔다. (감독이 되어서도)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보니 100승을 했다. 이를 발판 삼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팬은 전광판에 김 감독의 얼굴에 뜨면 야유를 보냈다. 팀이 득점한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야유가 터졌다. 기성용의 포항 이적 사가 여파가 아직 잦아들지 않았다. 김 감독은 "그런 부분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인다. 감독이란 직업이 고독하고, 어렵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상황을 반등시킬 것인지에 대해선 "내가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 부분이 팬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축구만 생각하고, 서울만 생각하고 달려오고 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내 인생의 98%가 축구이고, 1%가 가정, 1%가 골프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은 서울을 위해 뼈를 갈아넣고 있다. 계속적으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후반 추가시간 4분 부상으로 교체된 핵심 센터백 야잔의 상태에 대해선 "간단하게 보고를 받았다. 내측 쪽에 부상인데, 더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