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같이 이겨내보자."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은 21일 인천 SSG 랜더스 경기를 앞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외야수 홍성호(28)의 손가락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홍성호는 20일 인천 SSG전에서 4회초 상대 폭투 때 3루로 뛰다가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손 엄지를 접질렸다. 교체없이 끝까지 경기를 뛰었고, 9회에는 안타도 나왔다.
당일에는 큰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다음날 부기가 상당했다. 두산 관계자는 "눈에 띄게 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조 대행은 "3루에서 슬라이딩 과정이 조금 와일드하다 싶었는데 손가락이 접질렸더라. 부기가 상당해서 검진이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조 대행이 이토록 아쉬워한 건 홍성호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6순위)로 입단한 홍성호는 타격 재능에 많은 기대를 받았다. 2023년 퓨처스 북부리그 타격 3관왕(홈런 타율 타점)에 오르는 등 뛰어난 타격 능력을 뽐냈지만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홍성호를 육성선수로 전환했다. 프로 10년 차에 조금씩 입지가 줄어든다는 신호가 온 것. 방출 위기감이 홍성호를 덮칠 수밖에 없었다.
1군 콜업도 쉽사리 닿지 않았다. 묵묵하게 퓨처스에서 준비했던 그는 지난 9일 마침내 1군에 부름을 받았다.
퓨처스리그에서 81경기 타율 2할7푼8리 11홈런으로 좋은 장타력을 과시했고, 1군에서도 모습이 이어졌다. 지난 12일 KIA전에서 데뷔 첫 홈런에 멀티 홈런까지 기록했고, 18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이제 그라운드에 주인공이 돼가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부상. 사령탑 역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조 대행은 "오늘 빠지면 열흘이 지나야 한다.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 않더라. 검진을 해봐야하지만 재활 과정이 필요할 거 같다"고 했다.
12일 밖에 보여주지 못했지만, 홍성호에게도 의미는 컸다. 올 시즌 보여준 활약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조금 더 기회가 닿을 전망이다. 조 대행은 "나름대로 임팩트 있게 좋은 방향으로 여러 모습을 보여줬다. 홈런도 첫 홈런을 치고 끝내기 안타도 있었다. 밸런스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는데 (안타깝다)"라며 "같이 이겨내보자고 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부상으로 빠져서 안타깝다. 본인은 힘들겠지만, 준비한 건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가장 힘들거다. 속으로 눈물을 많이 흘릴 거다. 잘 해줬다. 진짜 퓨처스에서 열심히 잘 준비했다는 걸 몇 경기 보여줬다. 잘 준비하면 좋은 기회가 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같이 잘 준비하자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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