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러다가는 곧바로 FA를 신청할 수도 있는 분위기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하성이 이적 후 절정의 방망이 실력을 이어가고 있다. 애틀랜타 구단은 그토록 간절히 기다린 유격수를 찾았다고 반색이다.
김하성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 6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홈런을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의 맹타를 휘두르며 6대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이후 9경기 연속 안타, 15일 휴스턴전 이후 8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간 김하성은 타율 0.257(148타수 38안타), 5홈런, 17타점, 17득점, 14득점, 35삼진, 6도루, OPS 0.710을 마크했다.
최근 9경기에서 타율 0.394(33타수 13안타), 2홈런, 8타점, 10득점의 신들린 듯한 타격감을 앞세워 애틀랜타 이적 후 18경기에서 타율 0.313(64타수 20안타), 3홈런, 12타점, 12득점, 6볼넷, 12삼진, OPS 0.839를 기록 중이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인 2023년 여름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인 적이 있다. 이후 최고의 타격감이라고 보면 된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김하성은 1-0으로 앞선 4회초 1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상대 우완 선발 케이시 마이즈의 초구 가운데 높은 92.1마일 직구를 끌어당겨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발사각 22도, 타구속도 104.1마일, 비거리 383피트짜리 시즌 5호 홈런.
김하성이 홈런을 터뜨린 것은 지난 20일 디트로이트전에서 8회 좌측으로 넘긴 투런포 이후 이틀 만이다. 애틀랜타 이적 후에는 3번째 홈런.
김하성에 대포를 얻어맞은 케이시는 올시즌 14승을 올린 디트로이트의 주력 선발투수로 올해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이날 5⅔이닝 5안타 3볼넷 3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가 헛스윙 삼진을 당한 김하성은 3-0으로 앞선 7회에는 2사 1,3루서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다음 타자 마르셀 오수나가 삼진처리돼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애틀랜타는 3-0으로 앞선 9회초 무사 1,2루서 아지 알비스의 2루타, 그리고 김하성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마이클 해리스 2세의 2루타로 3점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하성은 상대 우완 폴 시월드의 초구 81.2마일 한복판 스위퍼를 받아쳐 좌측으로 비거리 331피트짜리 플라이를 쳐 3루주자 드레이크 볼드윈을 불러들였다.
8연승을 질주한 애틀랜타는 이미 포스트시즌에 실패했지만,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 확실한 퍼즐 하나를 확보하고 있다. 최대 취약 포지션이었던 유격수를 찾았다. 애틀랜타는 이달 초 탬파베이 레이스가 김하성을 웨이버로 풀자 곧바로 계약을 인수해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붙박이 유격수로 기용하고 있다.
김하성은 건강하면 공수주에서 나무랄데 없는 리그 정상급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해 들쭉날쭉했던 타격은 애틀랜타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양새다. 배럴 비율(5.4%), 평균 타구속도(89.3마일), 하드히트비율(42.9%)이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모두 애틀랜타로 와서 끌어올린 지표들이다. 애틀랜타 이적 후 평균 타구속도는 90.4마일이다.
현재로서는 김하성이 내년 1600만달러 선수옵션을 선택해 잔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남은 시즌 6경기에서 김하성의 타격 지표들이 얼마나 달라질 지 알 수 없으나, 시즌 후 FA 시장을 다시 두드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다.
애틀랜타에서 지난 3주 동안 건강과 타격 실력을 검증한 만큼 옵트아웃을 조심스럽게 권할 수 있다. 만약 김하성이 FA를 선언하려 한다면 애틀랜타가 연장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는 현지 매체들의 전망도 나온다. 연평균 1600만달러보다 낮은 수준에서 4~5년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틀랜타는 구단은 올시즌 후 김하성의 이적 후 수치와 몸 상태를 꼼꼼히 들여다 볼 것이다. 물론 판단은 김하성의 몫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