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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잘나간 것, 게임 때문" 루니가 밝힌 왕조의 비밀, 축구가 아닌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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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비디오게임은 단순한 오락거리로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관계와 결과를 만드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왕조 시절 간판 공격수로 뛰었던 웨인 루니는 '게임'이 성공 비결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그는 22일(한국시각) 영국 BBC의 팟캐스트 '웨인루니쇼'에 출연해 "군사전략 게임을 하면서 선수들과 소통했고, 그 부분이 우리의 성공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루니 시절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5회, 유럽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차지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팀 노릇을 했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루니가 차례로 떠난 뒤 맨유는 리그 내에서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했다. 지난 시즌엔 15위에 그치면서 41년 만에 최악의 성적에 그쳤다.

루니는 "당시 나와 리오 퍼디낸드, 마이클 캐릭, 존 오셰이, 웨스 브라운과 함께 5대5 게임을 즐겼다. 소통을 잘 해야 하고, 전술적 판단도 하면서 때로는 죽은 이도 살려내야 했다"며 "비행기나 팀 버스 안에서도 게임을 했다. 덕분에 우리는 더 자주 소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임에서도 성격은 그대로 드러났다. 루니는 "나는 모든 걸 쏟아 부었다. 바로 참호와 전선에 뛰어 들었다"며 "캐릭은 은밀하고 침착했다. 항상 그가 지나간 곳에선 수류탄이 튕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물론 이 게임이 모두를 만족시킨 건 아니다. 루니는 "팀 버스 안에서 (게임을 하다) 소리를 자주 질렀다. 그럴 때마다 에드윈 판데사르는 항상 짜증을 냈다"며 "우리는 그와 최대한 멀리 떨어지려고 했다"고 밝혔다.

루니가 뛰던 시절 맨유는 뛰어난 개인 기량 뿐만 아니라 끈끈한 조직력을 갖춘 팀이었다.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짠 잔술도 이런 경향을 만드는 데 일조했지만, 루니와 퍼디낸드, 판데사르 뿐만 아니라 폴 스콜스, 박지성 등 뛰어난 기량과 팀 정신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최근 맨유의 모습과 당시를 비교해보면 '상전벽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밖에 없다.

맨유 시절 일화를 소개한 루니는 최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리그 개막 후 1승4패에 그치고 있는 웨스트햄이 최근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경질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BBC는 '포터 감독이 경질된다면 작년 5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팀을 떠난 후 세 번째 감독 교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니는 "감독 교체 후 팀을 다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러다 보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또 변화를 추구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지금의 웨스트햄에겐 변화보다 기반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