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우는 소리가 아니다. 진짜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다."
남자프로농구 서울 SK 전희철 감독이 새 2025~2026시즌을 앞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 감독은 2021~2022시즌 SK의 지휘봉을 잡은 뒤 매 시즌 좋은 성적을 냈다. 정규리그에서 1위-3위-4위-1위를 기록했다. 2021~2022시즌엔 구단 창단 첫 '통합우승'을 거머쥐었다. 2022~2023, 2024~2025시즌엔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기록했다. SK는 올 시즌도 무난하게 플레이오프(PO) 무대에 진출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걱정이 앞서는 듯했다. 전 감독은 2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25년 시범경기첫 번째 경기를 앞두고 "시즌 준비 시간이 너무 짧았다. 우는 소리가 아니라 진짜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K는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하던 김선형(37)이 자유계약(FA)으로 이적했다. 그는 수원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SK는 김낙현, 대릴 먼로, 알빈 톨렌티노를 영입하며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SK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렀기 때문에 새 시즌 공식 훈련 개시일이 늦었다. KBL은 시즌 종료 후 60일(구단자율)을 단체훈련 금지기간으로 정해뒀다. 변수도 있었다. '에이스' 안영준(30)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안영준은 대한민국 농구대표팀 기간 중 허벅지를 다쳤다. 또 일본-대만 전지훈련을 앞두고 발목을 다쳐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전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특성이 있다. 김선형의 색을 흉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이전보다)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평균 속공 2개는 빠질 것이다. 대신 빠른 공격에서 3점슛을 시도해보자고 했다. 이를 위해 안영준-알빈 톨렌티노-김형빈 라인업을 테스트하려 했다. 하지만 안영준이 부상으로 전지훈련에서 제외됐다. 실험을 많이 하지 못했다.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스타팅을 정하지도 못했다"며 "잘 버텨야 한다. 1라운드 4~5승은 해야한다. 지금 선수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과정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비시즌이 너무 짧았다. EASL 일정도 있다"고 말했다.
SK는 삼성을 상대로 그동안 준비한 새 전술을 선보였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SK는 80대70으로 승리했지만, 원하는 수준의 외곽 공격을 하지 못했다. 이날 SK는 3점슛 30개를 시도해 7개를 넣었다. 성공률은 23.3%였다. 경기 뒤 전 감독이 "속공 시도 자체가 줄어든 게 눈에 확연히 보였다. 득점 방식에 대해 선수들이 방향성을 다르게 가야한다. 만족스럽지 못하다. 공수에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시즌 들어가서도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전 감독의 우려와 달리 선수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었다. 자밀 워니(31)는 "부상 선수가 있어서 손발을 맞추지 못한 게 있다. 다 합치다보면 조금 더 멋지고 강한 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재현(26)도 "그동안 '달리는 농구'를 해왔지만 우리는 슈팅에도 강점이 있었다. 새로운 선수가 들어와서 달리고 슛도 던질 수 있는 농구가 될 것으로 본다.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손발을 맞추다보면 더 강한 옵션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잠실학생=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