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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서 남의 잔치 들러리 될라…두달째 '꼴찌' 롯데의 희망고문, 마지막 자존심은 지킬 수 있나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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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젠 7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이젠 레전드와의 작별인사에 '들러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다.

전력을 다한 1년. 가을야구 하나만 보고 달렸다. 그런데 현실은 벼랑 끝 배수진 만 남았다.

노력만큼 결과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22일까지 5위 KT 위즈에 1경기반 뒤진 6위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3위를 유지하며 올해야말로,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르는듯 했다. 하지만 12연패로 추락하며 +13이었던 승패 마진이 단숨에 +1까지 떨어졌고, 소강상태를 거쳐 다시 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졌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 시즌 끝자락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8월(7승16패3무)에 이어 9월(3승7패) 성적 역시 10개 구단 중 꼴찌다. 주장 전준우의 복귀와 함께 반등하는 듯 했지만, 지난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믿을 수 없는 졸전 끝에 5대15로 대패했다.

하필 이 시점에 마치 원정 같은 울산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롯데는 23일부터 울산 NC-대구 삼성-울산 LG-부산 삼성으로 이어지는 4연전을 치른다.

울산은 롯데의 제2홈구장이지만, 체감상 원정이나 다름 없다.

관중 수용인원도 최대 1만2000명으로 적고, KTX 등 주요 교통수단과 야구장 간의 거리도 멀다. 가뜩이나 성적마저 좋지 않아 부산처럼 뜨거운 응원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 과거 제2홈구장이었던 마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선수단에게도 부담스러운데, 떨어져서 열린다.

오는 26일에는 부산에서 5강 티켓을 다투는 삼성 라이온즈와 일전을 치른다. 삼성의 올시즌 마지막 부산 원정길. 통산 427세이브에 빛나는 '레전드' 오승환의 은퇴투어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롯데에게 KT와의 맞대결은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 삼성과의 맞대결만이 순위 경쟁 팀을 상대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자칫하면 오승환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 앞서, 혹은 바로 이날 롯데의 가을야구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

앞서 은퇴투어를 진행한 다른 팀들은 비교적 화기애애하게 행사를 치렀다. 하지만 벼랑 끝에 떠밀린 롯데 선수단이 기분 좋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철원 정현수 김강현을 비롯한 롯데 불펜에는 피로도가 쌓여있다. 2연투(159회) 3연투(26회) 모두 압도적인 리그 1위. 2연투는 정현수-정철원, 3연투는 정현수-김강현이 각각 1,2위다.

몸이 힘들어도 '가을야구만 가면'이란 마음 하나로 버텼다. 김태형다운 '총력전 야구'로 8년만의 포스트시즌 목전까지 갔다. 하지만 모든 피로를 날릴 수 있는 과실이 살짝 멀어진 상황. 과연 롯데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