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들은 차분했고, 아빠는 흥분했다.
2025년 발롱도르 2위, 신인상인 트로피 코파를 2연패한 '메시의 재림' 라민 야말(18·FC바르셀로나)은 2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샤들레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 상을 준 프랑스 풋볼에 감사드린다.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되어 자랑스럽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에도 감사하다. 그들이 없었다면 저와 제 가족, 그리고 팀 동료들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차분한 목소리로 소감을 말했다.
야말은 2024~2025시즌 55경기에 출전해 18골 25도움을 폭발하는 활약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코파델레이 더블 우승을 이끌었다. 쿼드러플에 빛나는 파리생제르맹(PSG) 공격수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유력한 발롱도르 수상자 후보로 거론됐다. 전 세계 기자단 100명의 투표로 뽑는 이번 발롱도르의 선택은 뎀벨레였다. 스타드 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바르셀로나를 거쳐 2023년부터 PSG에서 뛰고 있는 뎀벨레는 28세의 나이로 생애 최초로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PSG 소속 선수가 황금공에 입 맞춘 건 2021년 리오넬 메시 이후 4년만이고, 프랑스 선수로는 2022년 카림 벤제마 이후 3년만이다.
하지만 야말도 역사를 썼다. 한국에선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등학생 3학년 나이인 야말은 역대 최연소로 발롱도르 포디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호나우두, 메시, 지아니 리베라(이상 20세)보다 두 살 어린 나이에 포디움을 밟았다. 야말은 2024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선 8위를 차지했었다. 야말의 바르셀로나 대선배인 메시는 2007년 처음으로 발롱도르 포디움(3위)에 오른 후 2009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23년까지 8번 수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자로 등극했다.
스페인 현지에선 야말이 메시의 길을 따라 향후 발롱도르를 독식할 것으로 예상 혹은 기대하고 있다. 부친 또한 다르지 않다. 야말의 부친인 무니르 나스루이는 시상식 현장에서 스페인 매체 '엘 치링기토'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2026년은 우리의 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다짐은 분노로 변해갔다. 나스루이는 "이게 가장 큰 절도…라고 할 순 없지만, 인간에 대한 도적적 해이"라며 "나는 야말이 압도적인 차이로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내 아들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경쟁자는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야말은 야말이다. 이곳에서 매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라며 "내년엔 스페인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곳이 프랑스 주간지 '프랑스풋볼'이다보니, 프랑스 선수에게 상을 수여했다는 생각을 품은 듯하다.
한편, 뎀벨레의 팀 동료인 미드필더 비티냐가 3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4위, 야말 팀 동료 하피냐(바르셀로나)가 5위를 각각 차지했다. 아치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콜 팔머(첼시), 잔루이지 돈나룸마, 누누 멘데스(이상 파리 생제르맹)가 나머지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