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너 지능에 문제 있어?" 1400억짜리 리버풀 공격수, 결승골 넣고 유니폼 벗어 '황당 퇴장'…팀은 쏘튼에 2-1 신승[EFL컵 리뷰]

by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결승골을)넣었노라, (유니폼을)벗었노라, 퇴장당했노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4일(한국시각)에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사우샘프턴(2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EFL컵(리그컵) 3라운드를 리뷰한 기사의 제목이다. 경기 내용보다 위고 에키티케(리버풀)의 황당한 행동을 집중조명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당신이 여태껏 본 축구경기 중 가장 쓸데없는 퇴장을 당했다'라고 적었고, 영국 스포츠방송 '스카이스포츠'는 해설 도중 에키티케의 퇴장 상황을 지켜보는 팀 셔우드 전 토트넘 감독의 반응을 소개했다.

에키티케가 대체 어떤 일을 저질렀기에 언론이 앞다퉈 보도하는 걸까. 상황은 리버풀이 2-1로 앞선 후반 41분에 발생했다. 리버풀은 전반 43분 알렉산더 이삭의 선제골로 전반을 1-0으로 앞서갔다. 엔도 와타루, 트레이 뇨니, 페데리코 키에사, 리오 은구모하 등 백업 자원을 대거 투입해 로테이션을 돌린 리버풀로선 성공적인 전반전이었다. 후반 31분 시어 찰스에게 동점골을 헌납했으나, 하프타임에 이삭과 교체투입한 에키티케가 후반 40분 다시 앞서가는 골을 폭발했다. 키에사가 박스 안 좌측에서 완벽하게 내준 크로스를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에키티케가 이날 경기의 영웅이 됐다는 듯, 들뜬 기분 때문인지 순간 상의 유니폼을 벗었다. 자신의 등번호 22와 이름이 적힌 유니폼 후면을 홈팬에게 보여주는 세리머니를 펼치기 위해서다.

축구경기에서 골을 넣는 유니폼을 벗는 행위에는 이유를 불문하고 곧바로 경고가 주어진다. 지난해 여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이적료 7900만파운드(약 1470억원)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에키티케가 이러한 규정을 몰랐을 리 없다. 하지만 에키티케는 투입 후 8분만에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사실을 순간적으로 잊어먹은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 풀백 제레미 프림퐁은 유니폼을 벗는 동료 에키티케를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K리그에선 2021년 뮬리치(당시 성남), 올해 김대원(강원)이 경기 중 골을 넣고 유니폼을 벗는 행동으로 퇴장을 당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마지막 4분을 10명으로 싸운 리버풀은 추가실점없이 2대1 승리를 지켰다. 결과가 좋았으니 망정이지, 역전을 허용했다면 에키티케는 '역적'이 되어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을 터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찬 앤디 로버트슨은 "에키티케가 다시 그런 짓을 하면 정말 놀라울 것이다. 골을 넣는 건 정말 감정적인 일인데, 그는 분명 (경고를 받은 사실을)잊어버렸을 거다. 그의 첫 번째 실수는 어리석음이다. 정말 어리석었다. 그는 이번 일에서 교훈을 얻을 것이고,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벤치에서 '에키티케 퇴장쇼'를 감상한 이삭은 "가끔은 골을 넣고나서 그런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다. 물론 불운한 일이긴 하다"라고 했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이런 짓을 다시 하지 말라고 경고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경고를 받은 선수가 골을 넣고 셔츠를 벗는 일은 많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골을 기록한 건 정말 기쁘지만, 절대 유니폼을 벗지 말자. 오늘 밤에는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주말에 피해가 생기니까"라고 말했다.

슬롯 감독의 말대로 에키티케는 이번 퇴장으로 27일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원정경기에 징계로 결장한다. 올 시즌 리그에서 5전 전승을 달리는 리버풀은 주요 공격수 한 명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에키티케는 올 시즌 리그에서 3골(5경기), EFL컵 1골, 총 4골을 넣으며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었다. 에키티케는 개인 SNS에 "오늘 밤 팀이 또 한 번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돕게 되어 기쁘다. (골을 넣은 순간)감정이 북받쳐 올랐고, (퇴장을 당해)리버풀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라고 적었다. 사죄의 뜻을 담은 기도 이모티콘을 달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