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병헌(55)이 "촬영하면서도 '이 영화 빨리 보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산 작품이다"고 말했다.
스릴러 범죄 블랙 코미디 영화 '어쩔수가없다'(박찬욱 감독, 모호필름 제작)에서 25년간 헌신한 회사로부터 해고당한 뒤 자신만의 전쟁을 시작한 구직자 유만수를 연기한 이병헌. 그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어쩔수가없다'의 출연 과정을 설명했다.
이병헌은 오랫동안 기다렸던 개봉에 대해 "오늘 개봉인데, 시간이 빨리 간다고 이야기를 해야 할지,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해야 할지 지금에는 여러 감정이 든다.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박찬욱 감독에게 '이 영화 빨리 보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내용은 알지만 박찬욱 감독이 이걸 어떻게 또 후반 작업을 해 관객에게 놀라움을 줄까 궁금했다. 후반작업에서 영화의 분위기가 또 굉장히 달라지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굉장히 궁금하면서 '빨리 보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고 곱씹었다.
그는 "영화제 출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봉 전 전 세계 한 바퀴를 돌게 된 영화다. 영화 홍보를 다 한 것 같은데 또 하게 됐다. 즐거운 기다림이었고 기대하고 감정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드디어 오늘이 오는 게 감회가 새롭다. 우리가 받았던 감정을 관객도 고스란히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나도 이 영화를 5번 봤는데, 여전히 안 보이는 것이 보이니까 굉장히 신기하더라. 특히나 마지막에 봤을 때는 IMAX 관에서 봤는데 안 보였던 감정까지 다 보이더라. 미세한 감정이 다 보이는 재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만족감에 대해서도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사실 잘 모르겠더라. 잘 모르겠다는 감정이 비단 이 영화가 나의 기대를 못 미쳤다가 아니라 '이 감정이 뭐지?'라는 감정이더라. 이미 객관성을 잃은 상태에서 봤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같이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봤기 때문에 처음에는 내 부분만 봐서 더 그런 감정이 느껴진 것 같다. 그런데 2~3번 보니까 영화 전체가 보였다. 그리고 그 감동이 점점 커졌다. 배우들도 그렇고 모든 파트 사람들이 다 그럴 것 같다. 처음 봤을 때는 아무 것도 못 보다가 전체를 보는 여유가 생기는 그러한 영화다"고 덧붙였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이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이 출연했고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늘(24일) 개봉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