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선수가 없어요."
현장의 아우성이다. 좋은 선수야 늘 귀했지만, 최근은 분위기가 다르다. 선수 자체가 없다. 한 팀을 구성하려면 최소 30명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스쿼드를 구성할 '괜찮은' 선수는 고사하고 '프로 레벨' 선수도 찾기가 어렵다. 그러다보니 벌어지는게 몸값 인플레다. 특히, 백업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했다. 예전같으면 1억도 안되는 금액으로 데려올 수 있었던 선수가 이제 1~2억은 기본으로 줘야 한다.
수요와 공급 사이의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최근 K리그는 팀이 갑작스레 늘어나며 등록 선수 숫자도 늘어났다. 승강제 원년이던 2013년 K리그1, K리그2팀 합쳐 22팀 체제였지만, 2022년 23팀, 2023년 25팀, 2025년 26팀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당연히 선수 숫자도 올라갔다. 승강제 전에는 500~600명 정도가 K리그를 누볐는데, 승강제 실시 후에는 700명 후반으로 늘어났다. 700명 후반에서 800명 초반 정도로 형성됐던 등록 선수 숫자는 2022년 855명으로 800명 후반대를 돌파했고, 2023년에는 925명으로 처음으로 900명 벽을 넘었다. 2025년 여름이적시장을 마친 지금, 등록 선수는 990명에 달한다.
수요는 늘어났는데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 15년 사이에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소위 엘리트 선수 숫자를 살펴보면, 2013년 3만9397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만명대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 2018년과 2020년에는 2만4023명과 2만4792명으로 2만5000명대도 넘지 못했다. 2024년과 2025년 각각 3만1427명과 3만2034명으로 소폭 늘어난게 위안이었다. 동호인 전체를 합쳐도 한국축구 등록인구는 11만~12만명 수준이다. 26팀에 선수를 공급하기에는 부족한 숫자다. 참고로 가까운 일본은 협회 등록 선수 숫자만 80만명이 넘는다. 프로를 꿈꾸는 엘리트 선수들도 20만명을 상회한다.
공급도 부족한데, 가뜩이나 젊은 재능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하부 리그에서 선수를 수급하고 있다. K리그1 빅클럽들조차도 영입생 대부분이 K리그2 출신이다. K리그2는 K3리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재정이 취약한 구단일수록 더욱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서는 "예전 같으면 K리그에 들어올 수 없는 수준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당연히 경기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당장 2026년 3팀이 더 생긴다. 김해와 파주야 K3리그팀이 있지만, 용인의 경우, 제로 베이스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어림잡아 최소 40여명의 선수가 필요하다. 그러면 2026년 K리그 등록 선수는 1000명이 넘는다. 현재도 몇몇 팀들이 K리그 입성을 준비 중이다. 지금도 부족한데, 앞으로 선수 기근 현상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선수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키워내는데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당장 부족한 숫자를 채우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데려오는 수 밖에 없다. 외국인 쿼터 확대가 답이다. 좋은 선수가 없으면, 경기의 질이 떨어지고, 경기의 질이 떨어지면 관중이 외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명제다. 물론 국내 선수 육성도 중요한만큼, 출전 선수 숫자에 대해서는 보다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보유는 다르다. K리그가 프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프로급 선수가 있어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 '국제 경쟁력'이라는 거창한 이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 쿼터 확대는 K리그 '생존'의 문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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