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막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해 화제가 됐던 팀 크룰 골키퍼가 은퇴를 선언했다.
크룰 골키퍼는 24일(한국시각) 개인 SNS를 통해 5살 때 처음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던 자신의 모습과 37살이 돼 다시 그곳으로 돌아와 똑같은 자세를 취한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시작된 곳, 5살 때 큰 꿈을 품은 한 소년이 있었다. 32년이 지난 지금, 저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왔다. 제가 겪게 될 롤러코스터 같은 여정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기억들이 있다.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영원히 감사드린다"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크룰은 "20년이라는 믿기 힘든 시간 동안 프로 축구 선수로서 장갑을 벗으며, 제 여정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17살 소년으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합류했던 순간부터, 국제무대에서 네덜란드를 대표하기까지. 어린 시절 품었던 꿈을 매 경기, 매 훈련, 그리고 수많은 롤러코스터 같은 순간을 통해 진정으로 살아왔고, 그 모든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며 20년 커리어를 돌아봤다.그는 "함께해 준 구단, 코치, 팀 동료들, 그리고 아름다운 가족, 무엇보다 제 커리어 내내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새로운 장을 맞이하게 되어 설레며, 경기장에서 만든 추억은 언제까지나 소중히 간직하겠다. 이제는 경기장 밖에서의 새로운 모험을 향해 나아가려한다. 감사하다"며 제2의 인생을 위해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크룰은 뉴캐슬에서 성장한 뒤에 임대를 통해서 1군 주전 자격을 증명했다. 2010~2011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뉴캐슬 주전으로 도약한 크룰이다. 종종 큰 실수는 있었지만 놀라운 반사신경과 페널티킥 선방 능력으로 뉴캐슬의 골문을 탄탄히 지켰다. 뉴캐슬 주전으로 도약한 덕에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된 크룰이다. 주전이 아닌 2순위 골키퍼였다.
2016년 여름 주전에서 밀린 뒤에는 아약스, AZ 알크마르, 브라이턴 등으로 임대를 다니다가 2018년 여름 노리치 시티로 완전 이적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팀을 프리미어리그(EPL)로 승격시켰다.
크룰이 한국 팬들에게 잘 알려진 경기는 2021~2022시즌 EPL 최종전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리그에서 21골을 넣으면서 모하메드 살라와 리그 득점왕 경쟁 중이었다. 당시 토트넘 모든 구성원은 리그 최종전에서 손흥민을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크룰 골키퍼가 엄청난 선방을 보여주면서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을 가로막았다. 이때 토트넘 동료였던 에릭 다이어가 "살라한테 뭐 받았어?"라고 농담할 정도였다. 그래도 손흥민을 득점왕으로 만들겠다는 동료들의 집념과 손흥민의 집중력이 더해져 2골을 몰아쳤고, 손흥민은 살라와 함께 EPL 득점왕에 오르면서 아시아 최초의 역사를 쓸 수 있었다.크룰 골키퍼는 노리치의 강등이 확정된 상태에서도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취했다. 이후 노리치에서 뛰다가 루턴 타운으로 이적한 크룰은 점점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되자 은퇴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