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조기 혈당 관리'가 보편화되면서 설탕 대신 대체당, 백미 대신 잡곡을 찾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
롯데멤버스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 조사 결과, 20대의 경우 '혈당 관리를 한다'는 응답이 41.3%로 전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혈당조절 관련 제품의 섭취가 늘었다는 답도 전 연령에 걸쳐 55%에 달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4 건강기능식품 시장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혈당 조절'에 대한 염려는 2022년 18.2%에서 2024년 23.4%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혈당 관리에 대한 관심은 늘어난 젊은 당뇨와 '혈당 다이어트' 트렌드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따르면, 2030세대 당뇨환자는 2018년 13만9000명에서 2023년 17만 4000명으로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 13년간(2008~2021) 30세 미만 당뇨병 환자의 임상·역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2형 당뇨병 환자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7.6명에서 60.5명으로 2.2배 늘었고, 유병률은 73.3명에서 270.4명으로 약 4배 급증했다. 당뇨병 발병 연령이 낮을수록 고혈당 노출 기간이 매우 길어져 심혈관 질환, 신부전, 망막증 등 만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우려와 관심이 크다.
여기에 '혈당 스파이크' 방지를 통한 다이어트가 각광받으면서, 식단 구성의 변화는 물론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섭취하는 패턴도 자리잡는 모양새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 급격한 혈당 오르내림 현상으로, 단당류 등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 시 반복적으로 발생해 체내 염증·체력 저하를 유발한다. 잦은 혈당스파이크는 혈당조절 능력 저하와 과다한 인슐린 분비 촉진으로 지방이 쉽게 축적되는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줄여 인슐린 분비와 지방 합성을 감소시키는 '혈당 다이어트'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혈당 관리를 위한 식음료 섭취 트렌드가 대세로 떠올랐다. 실제 질병관리청 통계에서, 당류(단/이당류) 섭취량은 저연령층과 여성층에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젊은층이 많이 찾는 편의점 GS25의 탄산음료 매출 중 제로 음료 비중도 2022년 32.0%, 지난해 41.3%에 이어 올해 1~4월 기준 52.3%로 절반을 돌파했다. 보충제 뿐 아니라 유산균 음료 및 단백질 영양식 등 일상 속 혈당케어 제품 역시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발맞춰 식음료 업계에서는 제로슈거·대체당·저당 식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고, 건강기능식품 업계 역시 평소 식단에서 활용 가능한 혈당 관리 보조 제품을 속속 시장에 내놓고 있다.
풀무원녹즙이 지난해 선보인 '식물성유산균 혈당엔'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 병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 출시 당시 제품명 '당슬림 엑스투'에서 올해 6월 '식물성유산균 혈당엔'으로 이름을 바꾸고 제품력을 강화했다. 혈당 케어 건강기능식품과 저당 유산균 음료(일반식품)가 한 병에 담겨 있어, 한 번에 건강기능식품과 유산균 음료를 섭취할 수 있는 국내 최초 혈당 케어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이다.
혈당 관리 전문 영양식 '뉴케어 당플랜'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대상웰라이프는 최근 젊은 여성들이 많이 겪는 임신성 당뇨 관리를 위한 식품 '뉴케어 마더스 혈당케어'를 선보였다. 임신 전·중·후 전 기간에 걸친 혈당 관리와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돕기 위한 고단백·고식이섬유·무당 설계로, 혈당 조절에 적합한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35:37:28)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얼티브(ALTIVE)'는 최근 당뇨 환자나 혈당 관리 중인 사람들을 위한 '식물성 당뇨 영양식'을 호두맛·고구마맛 2종으로 출시했다. 식물성 원료 기반 단백질로 만든 고단백·고식이섬유 제품으로 유당에 민감한 소비자도 부담없이 섭취할 수 있으며, '당류 0g 설계'를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혈당 관리가 뉴노멀로 자리잡으면서, 당뇨 환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면서, "영양성분 확인이 '깐깐한' 소비자로 꼽히는 2030세대가 혈당케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관련 시장 또한 치열한 경쟁에 놓이게 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