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홈런왕 경쟁이 싱겁게 끝난 분위기다.
한 동안 잠잠하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카일 슈와버(32)의 홈런포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 다시 폭발했다. 이틀 동안 무려 3개의 홈런을 날리며 한때 공동 선두였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3개 차로 따돌렸다.
오타니가 남은 4경기에서 역전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최소한 4경기 연속 홈런이 필요하다. 슈와버의 생애 두 번째 홈런왕 등극 확률은 99%라고 볼 수 있다.
슈와버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치른 홈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시즌 55호와 56호 홈런을 날리는 등 5타수 4안타(2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11대1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슈와버는 전날 마이애미전 1홈런을 포함해 2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날리며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생산이 중단된 오타니(53홈런)를 3개차로 따돌렸다.
슈와버의 55호 홈런은 0-1로 뒤지던 3회말에 터졌다. 마이애미 선발 라이언 웨더스가 6구째로 던진 포심이 한복판으로 들어오자 파워 넘치는 스윙으로 공을 날려버렸다. 타구 속도는 104.6마일이 찍혔다. 가운데 담장을 순식간에 넘는 시즌 55호 홈런이었다.
이어 슈와버는 6-1로 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발렌틴 벨로조의 2구째 포심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번 타구의 속도는 무려 116.5마일(약 187.5㎞)로 측정됐다. 앞서 시즌 55호 홈런보다 더 강한 힘이 실린 타구는 무려 142.6m나 날아갔다.
이 홈런으로 사실상 내셔널리그 홈런왕 경쟁은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 오타니의 LA다저스와 슈와버의 필라델피아는 똑같이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오타니가 역전하려면 슈와버가 남은 4경기 동안 침묵하는 동안 4경기 연속 홈런포를 날리거나 최소 1경기 이상 멀티홈런을 작성해 총 4개의 홈런을 쳐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슈와버가 2022년 이후 3년 만에 커리어 두 번째 리그 홈런왕 등극을 할 가능성은 99% 이상이다.
슈와버는 이제 오타니와의 경쟁보다는 19년전 라이언 하워드가 달성한 58개의 '역대 필라델피아 타자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게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 4경기에서 2개를 추가하면 타이기록이고, 3개를 치면 19년 만에 신기록으로 필라델피아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