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막내들이 해야 돼! 내가 하면 잘려!"
KT 위즈가 이강철 감독의 1000번째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했다. 선수들은 고참 장성우와 우규민을 필두로 이강철 감독을 격하게 축하했다.
KT는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10대1로 크게 이겼다.
이날은 수훈선수가 아닌 이강철 감독이 방송 인터뷰의 주인공이었다. 인터뷰가 끝나자 막내 투수 박건우와 원상현이 이강철 감독에게 얼음물을 들이부었다. 다 함께 기다리던 선수들은 박수로 이강철 감독을 맞이했다.
우규민과 장성우가 센스 있게 물세례를 기획했다. 원상현이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아이스박스를 집어들자 제지하기도 했다.
장성우는 "내가 하면 잘려!"라고 외치며 막내들에게 생수병을 넘겼다. "익산 가는 거 아니야?"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렸다. '익산'은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공포의 단어였는지 헤이수스가 "익산!"이라며 알아듣는 눈치였다.
이강철 감독은 2019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10번째 심장' KT의 제 3대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이강철 감독은 부임 첫 해에 71승 2무 71패 5할 승률을 달성했다. 2020년에는 KT를 창단 첫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2021년에는 KT를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2020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해까지 6년 연속 진출이 매우 유력하다. 또한 이강철 감독은 5할 승률에 실패한 시즌이 아직 한 번도 없다. 올 시즌도 정규시즌 4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70승 4무 66패, 최소 5할을 확보했다.
이강철 감독은 1000번째 경기인지 몰랐다. 경기 전 취재진이 알려줘서 알았다.
이강철 감독은 "아 그래요?"라며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이강철 감독은 "갑자기 생각이 안 나네. 오래 잘 버텼네"라며 웃었다.
그는 "처음에 왔을 때 몇 년이나 버틸까 싶었다. 그때는 솔직히 팀이 어려운 상태였다. 그래도 잘 이뤘다. 5할부터 시작해서 포스트시즌도 가고 통합우승도 하고 처음 생긴 타이브레이크도 다 해봤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잘 왔다. 코칭스태프 프런트들 다들 여러 방면에서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2018년 입단, 이강철 감독과 1000경기를 모두 함께한 강백호가 이날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강백호가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강백호는 "1000경기를 처음부터 제가 같이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2000경기 3000경기 승승장구하셨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인천=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