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흘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오늘(26일) 폐막한다. 올해는 역대급 라인업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나, 운영 전반에 대한 개선과 재정비의 필요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세계적인 거장과 애교 배틀"…신예은, 개막식 '신스틸러' 활약 톡톡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개막식이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개최됐다. 수많은 글로벌 스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낸 가운데, 그중에서도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배우 중 한 명은 신예은이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 주연으로서 레드카펫에 오른 신예은은 한쪽 어깨가 드러나는 화이트 원숄더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화사한 미모를 뽐냈다. 단정한 보브컷과 어깨를 감싼 플라워 디테일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우아하면서도 청순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레드카펫을 마치고 객석에 앉은 신예은은 생중계 카메라에 포착되자마자 두 손으로 브이 포즈를 취하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손하트와 손키스, 윙크까지 연이어 선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도 화면에 잡히자 손가락을 입술에 대거나 볼을 살짝 찌르는 귀여운 포즈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이후에도 애교 경쟁은 계속됐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은 볼하트 포즈를 취했고, 영화 '여행과 나날'의 주연으로 참석한 심은경은 매혹적인 표정을 지으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MV에선 옛 연인이었는데"…블랙핑크 리사, '양다리 논란' 사카구치 켄타로와 깜짝 재회
블랙핑크 리사와 사카구치 켄타로가 제30회 BIFF 개막식 레드카펫에 참석해 큰 주목을 받았다. 먼저 영화제의 깜짝 손님으로 초대를 받은 리사는 금빛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인형 같은 비주얼을 자랑했다. 제30회 BIFF 개막에 앞서 '양다리 논란'이 불거진 사카구치 켄타로도 오픈 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영화 '파이널 피스'의 주인공으로서 레드카펫에 참석했다.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차량에서 내린 그는 팬들에게 밝은 미소로 하트를 보냈다.
이후 리사는 24일 자신의 개인 계정에 BIFF에서 만난 사카구치 켄타로와의 투샷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두 사람은 다정하게 어깨를 맞댄 채 카메라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짓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리사의 첫 정규 앨범 '얼터 에고'의 수록곡 '드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옛 연인으로 호흡을 맞추며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케미를 그렸다. 그런 이들이 오랜만에 BIFF에서 만나 팬들에게 반가움을 선사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개막식 레드카펫 지연→오픈토크 지각 사태
본 행사 1시간 30분 전부터 열린 개막식 레드카펫에는 전년도보다 더 많은 감독들과 배우들이 참석해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그러나 레드카펫 행사 지연으로 인해 오후 7시에 예정됐던 개막식은 40분 넘게 늦어졌고, 원활하지 못한 진행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대규모 축제답게 화려한 무대가 펼쳐졌지만, 행사 동선과 시간 운영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드러났다.
이에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개막식을 앞두고 배우들을 일괄적으로 오후 6시에 불렀다"며 "배우마다 입장 시간이 달라 5분이나 10분 단위로 콜타임을 나누었으면 좋았을 텐데,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BIFF 측에서도 인원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레드카펫 행사가 예정 시간보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더 길어지면서 입장 시간이 늦은 배우들은 긴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축제인 만큼, 해외 스타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제30회 BIFF에서는 일부 스타들이 부산 시내의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오픈토크 행사에 지각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영화 '윗집 사람들'의 하정우, 공효진, 김동욱은 19일 오전 11시 예정된 오픈토크에 늦게 도착하며 행사가 약 15분가량 지연됐다. 진행자는 교통 상황 등의 이유로 배우들의 도착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며 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날 오후 4시에 열린 할리우드 영화 '결혼 피로연' 오픈토크에서도 윤여정과 감독 앤드류 안이 늦게 도착해 한기찬이 먼저 홀로 무대에 서서 관객과 소통했다. 이후 윤여정과 앤드류 안 감독이 도착했지만, 오픈토크 행사 지연의 여파로 오후 4시 40분 예정됐던 공식 기자회견 역시 약 5분가량 지연됐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관객들과 취재진의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오픈토크를 보기 위해 BIFF를 찾은 한 관객은 "지각한 배우들과 소속사들의 책임도 크지만, 단순히 이들만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주최 측에서도 이날 교통 상황을 미리 인지하고 안내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BIFF 측도 이번 행사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 BIFF 관계자는 24일 스포츠조선에 "개막식 당시 드롭존(차에서 내려 더블콘으로 들어가는 구간)에서 관객 분들께서 보내주신 뜨거운 환호로 인해 레드카펫 러닝 타임이 자연스럽게 길어지게 됐다"며 "스타들이 현장을 찾아주신 관객 분들께 최선을 다해 응대하는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오픈토크 지각에 대해서는 "교통체증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일시를 알아야 한다. 일시적인 교통 통제 등 상황에 따라 이유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어떤 경우는 항공의 연착 문제와 벡스코 주변 타 행사로 인한 교통 통제도 있었다. 주최 측에서는 당연히 여러 요인을 사전에 고려해 준비해야 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객 분들과의 소중한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게스트 인도와 행사 준비에 더욱 신경 쓰겠다"며 "여느 해보다 많은 게스트 분들을 초청하고 한꺼번에 행사를 진행하면서 불가피한 상황들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더 완벽한 행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3년 만에 다시 BIFF 찾은 양조위→태풍 여파로 불참한 두기봉 감독
홍콩 배우 양조위가 제27회 BIFF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그는 24일 열린 '사일런트 프렌드' 오픈토크에서 "1997년 '해피 투게더'로 처음 부산에 온 이래로, 이 도시는 올 때마다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그동안 홍콩, 중국, 미국 영화로 관객들과 만났는데, 처음으로 유럽 영화를 통해 인사드리게 됐다"며 기쁨을 표했다.
반면 홍콩 두기봉 감독은 태풍으로 인해 제30회 BIFF에 참석하지 못했다. BIFF 측은 "태풍으로 홍콩국제공항이 폐쇄되면서 두기봉 감독이 참석 예정이던 스페셜 토크와 GV 일정이 부득이하게 취소됐다"며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당초 두기봉 감독은 25일 오후 5시 '이창동x두기봉 : 감정의 대가, 액션의 대가, 서로를 말하다' 섹션에 참석해 이창동 감독과 대담을 나눌 예정이었다. 두기봉 감독은 같은 날 오후 8시 영화 '흑사회' GV(관객과의 대화)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불참했고, 상영회만 예정대로 진행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