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필라델피아 필리스 워커 뷸러가 이적 후 3연승을 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뷸러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0일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방출돼 이틀 뒤 필라델피아와 계약한 뷸러는 이적 후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0.66을 마크했다. 합계 13⅔ 동안 10안타와 6볼넷을 내주고 1실점했다. 피안타율 0.204, WHIP 1.17.
이 정도면 필라델피아가 뷸러에 잘 맞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시즌 성적은 26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4.93.
74개의 공을 던졌고, 볼넷 3개, 탈삼진 2개를 마크했다. 21개를 구사한 직구 구속은 최고 94.7마일, 평균 93.3마일이었다. 다저스 시절 100마일에 육박하던 강속구는 사라졌으나, 노련함과 침착함을 무기로 필라델피아 선발 한 축을 잡았다.
1회초 선두 제이콥 마시를 볼넷으로 내보낸 뷸러는 아구스틴 라미레즈를 루킹 삼진으로 잠재움과 동시에 2루 도루를 시도한 1루주자 마시까지 포수 JT 리얼무토가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 금세 투아웃을 만들었다. 이어 리암 힉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필라델피아가 이어진 1회말 1사 1,3루에서 알렉 봄의 3루수 땅볼 때 해리슨 베이더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리자 뷸러는 2회를 15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모두 땅볼로 요리했다. 3회에는 이날 최대 위기를 넘겼다.
선두 트로이 존슨에 우전안타를 내준 뒤 그레이엄 폴리를 헛스윙 삼진, 마시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솎아낸 뷸러는 라미레즈에게 좌전안타, 재비어 에드워즈에게 볼넷을 각각 허용해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힉스를 가운데로 떨어지는 89.1마일 체인지업으로 2루수 뜬공으로 잡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4회에는 선두 오토 로페즈에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그리핀 코나인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음과 동시에 1루주자 로페즈까지 처리해 투아웃을 만들었다. 이어 코너 노비에게 사구를 허용했지만, 존슨을 중견수 짧은 플라이로 잠재웠다.
5회에는 5개의 공으로 폴리, 마시, 라미레즈를 모두 플라이로 잡아냈다.
뷸러는 지난 겨울 FA 자격을 얻었으나, 원소속팀 LA 다저스가 외면하는 바람에 보스턴의 '1+1년' 제안을 받아들여야 했다. 계약 내용은 올해 연봉 1805만달러를 받고 내년에는 300만달러의 바이아웃과 연봉 2500만달러를 상호옵션으로 걸었다. 현재로서는 이 계약을 인수한 필라델피아가 옵션을 실행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결국 300만달러의 바이아웃을 받고 다시 FA 시장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뷸러는 시즌 마지막 등판서 한껏 오른 경기 운영 능력을 과시해 포스트시즌서도 자신의 가치를 높일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NL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필라델피아는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했다. NL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한다면 뷸러에게도 분명 선발등판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필라델피아는 애런 놀라(4승10패, 6.46), 레인저 수아레즈(12승7패, 3.12), 크리스토퍼 산체스(13승5패, 2.57), 헤수스 루자르도(15승7패, 3.92), 그리고 뷸러로 5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다저스와 함께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즉 포스트시즌은 4명의 선발이면 족한데 뷸러에 순서가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현재로서는 수아레즈, 산체스, 루자르도 3명은 선발 확정이고, 나머지 1자리를 놓고 놀라와 뷸러가 경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놀라는 베테랑 에이스 출신이지만, 부상에서 돌아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대진을 보면 필라델피아의 디비전시리즈 상대는 다저스가 될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