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염혜란(49)이 "아직도 날 광례로 보며 애잔하게 쳐다보는 팬들이 많다"고 말했다.
염혜란이 26일 오후 스릴러 범죄 블랙 코미디 영화 '어쩔수가없다'(박찬욱 감독, 모호필름 제작) 인터뷰에서 매번 오디션에서 낙방하지만 결코 자신감과 낭만을 잃지 않는 여배우이자 범모(이성민)의 아내 이아라를 연기한 소회를 전했다.
염혜란은 처음 도전하는 관능적인 캐릭터에 대해 "처음 해보는 캐릭터를 박찬욱 감독과 한다는 게 떨렸다. 좋기도 하면서 두려움도 생기고.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의 범위가 있을까 싶었다. 내가 대중에게 찾아 다니면서 '이런 캐릭터다'라고 말할 수 없지 않나? 지금까지 나를 봐온 대중들에게 축적된 이미지가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아라를 마주했을 때 과연 얼마나 수용이 될까 싶었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게다가 이성민 선배는 너무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있고 대중도 지지도가 크다. 이성민 선배가 가진 믿음과 미운 캐릭터도 밉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 그래서 내가 연기한 아라가 더 나쁜 여자로 보일까봐 우려가 됐다. 정말 못된 여자가 되면 어쩌지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를 관능적인 여배우로 만들기 위해 스태프가 정말 애썼다. 나도 아라 캐릭터를 통해 처음 시도해 본 이미지가 많았다. 손톱을 연장하는 네일아트도 해보고 속눈썹도 길게 붙여봤다. 스타일에 대해 엄청 고민했다. 박찬욱 감독에게 나 말고도 여러 사람이 떠오르는 역할이다며 조심스럽게 말했을 때 '예상이 되는 배우가 하는 것보다 당신이 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답을 받았다. 그 말에 용기를 얻었고 내 자신을 믿고 접근해야겠다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아라를 더욱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를 했다는 염혜란은 "나이가 있지만 자신을 놓지 않는 여자였다. 나이가 있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긴머리가 그러한 인물의 성격을 말해준다. 특히 박찬욱 감독이 아라와 범모의 20대 과거 회상 신에 엄청 신경을 썼다고 들었다. VFX 스튜디오에 가서 내 얼굴을 전부 따서 CG로 만든 장면이다. 실제 내 과거 사진도 박찬욱 감독에게 보여주면서 여러 시도를 많이 했다. 촬영 마지막 날 박찬욱 감독이 CG로 완성된 20대 시절 사진을 프린트 해서 선물로 줬다. 이성민 선배와 다정하게 있는 사진인데 기분이 이상했다. 지금도 그 사진은 집에 고이 걸어놨다"고 웃었다.
그는 "많은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아직 못 보여준 모습이 많다. 그래도 관능미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 관능미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내밀한 감정이 필요한 연기였다. 남들에게 늘 보여주는 게 아니라 비밀스럽고 은밀한 부분을 연기하는 것이라 용기가 필요했다"며 "아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광례를 생각하는 관객이 있어서 걱정이 좀 되긴 한다. 내가 연기를 하면서 두려워 하는 지점은 고정화되는 것이다. 광례를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지만 또 어딜 가도 대중이 날 '엄마' 보듯 봐서 부담이 아직 있다. 어떤 팬은 나를 보고 광례가 떠올라 우는 분도 있다. 유독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어쩔수가없다' 개봉하는데 큰일났다 싶더라. 내 이미지나 행보가 고정화 되는 게 두렵다. 이런 것도 해보고 저런 것도 해보면서 다양한 시도를 앞으로도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이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이 출연했고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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