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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에 씌었나?' 빈 포수 미트로 노시환 태그한 박동원, 승부 가른 결정적인 장면[대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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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순간 귀신에 씌었나, 아니면 포기하는 듯 설렁설렁 뛰던 3루 주자 노시환의 연기력에 속았던 것일까.



결정적인 순간 런다운에 걸린 노시환을 몰고 있던 포수 박동원이 공이 들어있지 않는 빈 미트로 주자를 태그하고 말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홈 베이스를 밟은 노시환은 두 팔을 벌리며 세이프를 확신했다.



LG 선발 치리노스 벽에 막혀 1점도 뽑지 못하고 있던 한화가 7회말 단 한번의 찬스를 살리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의 1등 공신은 3루 주자 노시환이었다. 1대0 뒤지고 있던 7회말 1사 타석에 들어선 노시환은 고전하던 LG 선발 치리노스 상대 좌전 안타를 날렸다. 이후 채은성의 안타 때 3루까지 전력을 다해 달린 노시환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김재걸 코치와 사인을 맞췄다.



1사 2,3루 찬스를 잡은 한화. LG 염경엽 감독은 하주석 타석 때 치리노스를 내리고 김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어진 승부에서 하주석의 번트 타구가 모든 상황을 뒤집었다.

1대0 뒤지고 있던 7회말 1사 2,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하주석은 번트를 댔다. 스퀴즈 번트라고 하기에는 번트 타구가 정확하게 LG 투수 김영우 쪽으로 향했다.



3루 주자 노시환도 홈을 향해 스타트를 끊었다가 번트 타구를 투수 김영우가 빠르게 잡자 다시 멈춰 섰다. 3루와 홈 중간에 멈춰 선 노시환이 런다운에 걸린 순간 김영우는 주자를 몰았다.



노시환은 태그를 피해 3루로 귀루하다 다시 홈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런다운 상황에서 태그를 피해 설렁설렁 뛰던 노시환은 미리 기다리고 있던 포수 박동원이 태그하려는 순간 갑자기 속도를 붙였다.

분명 포수 미트 속에 들어 있던 볼이 어느 순간 박동원의 오른손에 쥐어져 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홈을 향해 노시환이 달리자, 포수 박동원은 급하게 홈 베이스를 지키고 있던 오스틴을 향해 송구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서 전일수 주심은 홈 베이스를 밟은 노시환을 향해 아웃을 선언했다.

이때 포수 박동원이 볼이 없는 미트로 태그했다는 것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본 노시환은 자신 있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이어진 김경문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 전광판에 태그 장면이 송출되자 한화 팬들은 열광했다.



LG 포수 박동원이 볼이 없는 미트로 런다운에 걸린 한화 노시환을 태그한 것이 정확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분명 런다운에 걸린 주자 노시환을 끝까지 몰아 태그만 했어도 충분했던 상황, 포수 박동원은 천천히 달리다 갑자기 스피드를 붙인 노시환의 순간 센스에 당황했는지 미트에 들어가 있던 볼을 오른손에 쥐고 빈 미트로 태그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1대0 1점 차 타이트한 상황에서 나온 LG의 아쉬운 수비. 분위기는 순식간에 한화 쪽으로 기울었다. 이어진 1사 2,3루 대타 이도윤이 적시타를 날리며 한화는 경기를 뒤집었다.



9회초 마무리 김서현이 마운드에 올라 LG 오지환, 박동원, 박해민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한화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