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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파라스포츠의 아름다운 도전" 배동현 이사장 IPC위원장 선거 '아쉬운 패배'...파슨스 3연임 성공[현장 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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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배동현 BDH 재단 이사장(42·창성그룹 총괄부회장)이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 선거에서 선전했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배 이사장은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IPC총회 중 진행된 신임 위원장 선거에서 총회 참석 IPC 187개 회원기구의 유효투표수 177표 중 68표를 받으며 3선에 도전한 앤드류 파슨스 현 위원장(48·109표)에 41표 차로 패했다. 파슨스 IPC 위원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배 이사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재능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기회는 그렇지 않다(Talent is everywhere, but opportunity is not)"면서 '모두가 함께합니다(Everyone Belongs)'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모든 선수와 회원국이 동등하게 존중받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의 IPC'를 공약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기금 설립 및 공정하고 투명한 재정 집행 ▶회원 중심의 친화적인 조직 운영 및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 ▶공정하고 체계적인 등급분류 시스템 혁신 ▶은퇴 이후 선수들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통합적 지원 체계 마련 ▶장애인 스포츠용 기구 지원 시스템 구축 ▶전략적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및 국제 스포츠 연대 구축 ▶국제 표준 회계 시스템 도입과 투명한 경영공시를 통한 책임 있는 거버넌스 구현 등 7대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2017년 당선 이후 8년간 연임해온 파슨스 위원장의 아성,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했다. IPC 회장의 임기는 총회 당선 직후부터 4년, 3연임까지 가능하다. 초대 위원장 로버트 스태드워드(캐나다, 1989~2001년), 2대 위원장 필립 크레이븐(영국, 2001~2017년) 모두 3연임 이상 장기집권했다. '안방' IPC 서울 총회에서 배동현 후보의 도전장은 오랜만에 IPC를 비춘 햇살이자 새 바람이었다. IPC총회 현장의 한 관계자는 "고여 있는 것같았던 IPC 위원장 선거에서 개혁을 위한 새 후보가 나온 것만으로도 큰 의미다. 파슨스 회장의 안정적인 3연임과 신선한 아시아 리더의 IPC 개혁을 두고 회원국들이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IPC 회원국 과반수 이상의 선택은 파슨스 현 위원장이었다. 개혁이나 변화보다 기존의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 유럽, 북중미 표심이 파슨스 회장쪽으로 결집됐고, 배 이사장을 지지한 아시아·아프리카 세가 이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배 이사장은 BDH재단, 창성장학회 이사장, 창성그룹 총괄부회장,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회장으로 '열일'해온 40대 대표 스포츠 리더다.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선 '우리 단장님'으로 통한다. 2018년 평창패럴림픽, 2024년 파리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장을 맡아 진심과 감동이 있는 지원으로 팀코리아의 선전을 이끌었다. 평창패럴림픽에서 최고의 성과를 일군 후 모든 국가대표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큰절을 올린 영상은 큰 화제가 됐다. 2012년 장애인스포츠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대한장애인바이애슬론연맹(현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을 설립하고, 2015년 '창성건설' 노르딕스키팀을 창단해 평창에서 '철인' 신의현의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금메달 역사를 이끌었고, 지난해 파리패럴림픽을 앞두고 'BDH 파라스' 사격팀을 창단해 사격 종목에서만 금메달 3개를 휩쓰는 쾌거를 이뤘다. 또 2023년 설립한 BDH재단은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5개 대륙에 훈련 장비, 대회,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국내외 장애인 스포츠 발전을 선도하는 ODA사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패럴림픽 운동과 장애인체육 발전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2025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 '아시아 훈장(Asian Order)'을 수상했다.

비록 패했지만 '안방' IPC 서울 총회에서 'K-파라스포츠의 리더' 배동현 이사장의 도전장은 전세계 장애인체육계의 새 바람이었다. 이날 선거 직전까지 KPC관계자들은 박빙의 우세를 점쳤다. 서울에서 열린 총회 장에서 파슨스 현 회장과 기득권 집행부의 집중견제, 신경전 속에 이벤트, 미디어 활동 등에 극도의 제약을 받으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요동치던 표심은 이날 오전 러시아, 벨라루스의 IPC 회원국 자격 및 권리를 회복시킨 직후 이어진 IPC위원장 선거에서 파슨스의 3연임을 선택했다.

이날 선거 후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엄청난 도전을 오래 전부터 준비했다. 5개 대륙을 돌며 패럴림픽 운동을 홍보하고 한국 장애인체육과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했는데 선거결과가 의외여서 충격"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아시아, 아프리카가 유럽, 아메리카를 넘어서긴 부족하다고 느꼈다. 선거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은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됐고, 현직 회장의 벽을 넘기가 힘들었다"고 패인을 털어놨다. "앤드류 파슨스 위원장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국내 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