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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1.13' 진작 이랬다면…KIA 우승 승부수는 실패했지만, FA 주가 다시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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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 조상우가 어쩌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지도 모르겠다.

조상우는 지난 7월 10경기에서 6⅓이닝, 평균자책점 14.21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조상우를 2군으로 보냈고, 열흘 동안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열흘 동안 극적인 보강 또는 보완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조상우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말 그대로 머리를 식힐 시간을 주는 것인데, 이 휴식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조상우는 1군에 복귀한 지난달 10일 이후 등판한 20경기에서 2승, 4홀드, 1세이브, 16이닝,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KIA가 지난해 12월 키움 히어로즈에 2026년 신인드래프트 1, 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주고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했을 때 기대했던 투구 내용이 이제야 나오고 있다.

KIA 불펜은 지난달 10일 이후 평균자책점 5.94에 그쳐 최하위에 머물렀다. 해당 기간 10경기 이상 등판한 불펜 투수는 조상우 포함 성영탁(1.53) 이준영(3.00) 김기훈(3.20) 전상현(3.86) 정해영(5.06) 최지민(7.36) 한재승(13.97) 등 8명이다.

조상우는 이들 중 가장 많은 20경기에 등판해 가장 빼어난 성적을 냈다. 9월 9경기 평균자책점은 0.00이다.

KIA가 후반기 시작부터 5강 밖으로 밀려날 때 대체 불가 필승조였던 조상우와 정해영이 동시에 흔들린 게 가장 예상하지 못한 뼈아픈 변수였다. KIA가 예비 FA였던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유는 올해만 기용하고 결별하는 한이 있더라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우승 승부수라는 관점에서 보면 KIA가 8위로 가을야구 탈락을 확정했기에 조상우 트레이드는 실패가 맞다.

다만 FA 시장에서 조상우의 가치는 최근 반등으로 조금 달라졌을 듯하다. 부침은 있었어도 조상우는 시즌 홀드 28개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리그 전반적으로 불펜 난을 겪는 상황이라 통산 89세이브, 82홀드를 자랑하는 조상우를 시장에서 그냥 둘 리는 없다. 불펜 보강이 시급한 KIA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조상우와 경쟁할 FA 불펜은 이영하 최원준(이상 두산 베어스) 김범수(한화 이글스) 등이 있다. 이영하와 최원준은 올해 평균자책점이 4점대지만,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범수는 왼손이기도 하고, 올해 70경기에서 45⅔이닝,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예약했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불펜 통산 성적으로 따지면 조상우가 절대 밀리지 않는다.

영입 경쟁이 붙는 것은 당연한데, 문제는 금액이다. 최근 FA 대박을 터트린 불펜을 살펴보면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와 김재윤이 4년 58억원, 올 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와 장현식이 4년 52억원에 계약했다. 장현식은 부상 위험이 높은 불펜인데도 전액 보장을 약속받아 눈길을 끌었다. 조상우의 눈높이는 김재윤과 장현식에게 맞춰져 있을 수밖에 없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