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세 대회 연속 4강 진출을 노리는 대한민국 U-20 대표팀이 불안한 첫 발을 뗐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각) 칠레 발파라이소의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 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1대2로 패했다.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여전히 기회는 있다. 이번 대회는 24개 팀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와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 티켓을 차지한다. 남은 경기에서 2승, 1승1무 등을 거두면 16강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파라과이(10월 1일 오전 8시), 파나마(10월 4일 오전 5시)와 한 조에 속했다.
일찌감치 최종 명단을 발표한 대표팀은 8일 결전지인 칠레로 떠났다. 산티아고에서 최대한 빨리 현지 적응에 나선 이창원호는 마지막 담금질에 나섰다. 현지에서 '개최국' 칠레, 'A조 복병' 뉴질랜드 등과 친선경기도 치렀다. 그 사이 부상으로 낙마한 김준하(제주) 대신 김명준(헹크)이 대체 발탁되는 변수도 있었다. 준비는 끝났다. 보름이 넘는 훈련을 통해 조직력 강화에 성공한 대표팀은 24일 우크라이나전이 펼쳐지는 발피라이소로 이동했다.
한국은 이날 4-4-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김현오(대전)와 김태원(포르티모넨세)이 투톱으로 나섰다. 백민규(인천), 최병욱(제주), 정마호(충남아산), 최승구(인천)가 미드필드를 구성했다. 포백은 임준영(충북청주) 신민하(강원) 함선우(화성) 이건희(수원)가 꾸렸다. 골문은 홍성민(포항)이 지켰다.
상대는 우크라이나였다. 우크라이나는 2024년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에서 4강에 오르며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설욕의 기회다. 한국은 2019년 폴란드 대회에서 FIFA 주관 대회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1대3으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B조에서 한국과 함께 조 1위를 다툴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초반 분위기를 잡지 못하며 끌려다녔다. 전반 13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신추크(몬트리올)가 한국의 오른쪽 측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흔들린 한국은 3분만에 추가골을 내줬다. 피슈르가 문전에서 헤더로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은 16분만에 0-2로 끌려갔다.
한국은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37분 측면 공격수 최병욱이 상대 골문 안에서 수비수와 경합하다가 넘어졌다. 이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FVS는 '비디오 판독 신청권'으로 심판이 직접 판단해 판정의 오류 여부를 가리는 VAR과 달리 감독이 필요에 따라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면 운영된다. 각 팀은 경기당 2회 신청권을 보유할 수 있고, 최초 판정의 오류가 인정되면 신청권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최초 판정이 바뀌지 않을 경우 신청권이 소멸된다. 하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한국은 빠른 전환을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마련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조직적인 수비에 고전하며 전반을 0-2로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김현오 백민규 임준영이 나오고 김명준 배현서(서울) 손승민(대구)이 들어갔다. 후반 7분 우크라이나 골망을 흔들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함선우가 다이빙 헤더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신청한 비디오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골이 취소됐다.
한국은 만회골을 위해 우크라이나 골문을 두드렸다. 21분 김명준의 날카로운 왼발 발리 슈팅은 우크라이나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이어 33분 정마호가 얻어낸 프리킥을 손승민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한국이 기어코 만회골을 넣었다.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득점에 성공했다. 골키퍼 손에 맞았지만, 그대로 골문 안쪽에 떨어졌다. 기세를 탄 한국은 총공세에 나섰다. 40분 세트피스에서 함선우가 강력한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43분 최병욱을 빼고 백가온(부산)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추가시간 한국은 연속 코너킥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끝내 더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1대2 패배로 끝이 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