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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초박살' EPL 출신 역대 최고 사령탑, 한국에 초대형 폭탄 예고?..."K리그, 韓축구, 심판 대해서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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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은 도대체 한국에서 무엇을 느꼈기에 말을 아끼는 것일까.

전북은 27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5시즌' 31라운드에서 1대1로 무승부를 거뒀다. 전북은 거의 다잡은 승리를 경기 종료 2분 전에 놓치면서 자력 우승이 더 뒤로 미뤄졌다.

김천 상무전 패배에 이어 서울전에서도 아쉬운 결과를 마주했지만 포옛 감독은 크게 실망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승점 15점차 선두의 여유일까. 그는 전혀 주눅든 모습이 없었다. "축구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가 막판에 골을 넣어서 이긴 것처럼 이번에는 막판에 실점해 비긴 것이다. 승점 1점 더 가져오면서 우승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포옛 감독이 제일 진지한 모습으로 임했던 질문은 경기 도중 벤치 뒤에서 멍하니 경기장을 응시하고 있을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였다. 이전까지는 어느 질문이던 가감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털어냈던 모습은 싹 사라지고, 포옛 감독은 목소리를 차분히 가다듬었다.

그는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리그 끝나면 기자회견을 한다고 들었는데 그때 한국에서 느낀 것, 전술에 대해서, 심판 관련해서 느낀 것. 한국축구가 어떻게 발전했으면 하는지 등등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말을 하기에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또한 포옛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말하면 좋겠지만, (기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오지 않아도 좋다. 그때 가서 말하면 좋을 것 같다. 원하지 않는다면 오지 않아도 좋다"는 발언을 덧붙였다. 포옛 감독이 도대체 어떤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인지 더욱 궁금해지게 만들었다.앞선 발언만 봐도 포옛 감독은 지금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경기에 앞서 포옛 감독은 선수들의 계약에 관해서 대답할 때 "이번 시즌 끝나면 계약 만료자가 5명이다. 어떤 선수는 시즌 끝나고 다시 말해보자고 하는 걸 싫어할 수도 있고,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오늘이다"며 어쩌면 제일 민감할 수 있는 계약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대답했던 사람이다. 질문 하나만 해도 10문장 넘게 대답하는 포옛 감독이 이렇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건 이례적이다.

포옛 감독의 발언 맥락만 봐도 한국 축구와 K리그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만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심판 관련해서는 이번 시즌 내내 K리그가 몸살을 앓아왔기 때문에 징계를 우려해 말을 더 조심한 것처럼 보인다. 전북이 포옛 감독 체제에서 완벽히 부활하면서 조기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지만 포옛 감독은 끝날 때까지는 절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중이다. 자칫 자신이 심판 관련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내세웠다가 징계를 받는 변수로 전북의 우승 도전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말을 하는 인물이 포옛 감독이라 추후에 있을 기자회견이 더욱 기대된다. 포옛 감독은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이름값을 가졌고, 경험적인 면도 제일 풍부한 인물이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해도, 세계 최고 리그 사령탑을 맡았던 사람이다. 선수로서의 경험도 풍부하기에 포옛 감독의 작심 쓴소리가 한국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노릇이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