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기묘한 인연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손흥민과 계약하지 않은 것이다."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이 입버릇처럼 하는 후회다. 그는 리버풀을 이끌기 전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지휘했다.
클롭 감독은 또 다른 자리에선 "토트넘에 있는 손흥민을 영입하지 못했다. 내 생각에는 손흥민이 함부르크에 있을 때다. 심지어 왜 영입하지 않았는지 기억도 안난다. 나중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손흥민을 상대했을 때 '으악, 이런 멍청한 자식'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바이엘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7월 토트넘에 둥지를 틀었다.
클롭 감독은 2023~2024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 이별했다. 지난해 10월 새로운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레드불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로 임명됐다. 레드불은 독일 라이프치히,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 레드불, 브라질의 브라간치누 등을 소유하고 있다.
클롭 감독이 28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뉴욕 레드불스와 뉴욕시티FC의 '허드슨강 더비'를 찾았다. 그는 MLS의 수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클롭 감독은 '허드슨강 더비'에 앞서 "5년 후에는 우리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게 될 거라고 100% 확신한다. 정말로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를 이야기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수준이 정말 정말 좋다는 거다. 선수들도 좋고, 재능도 넘치고, 집중력도 대단하다. 경기장이나 TV에서 볼 때 꼭 봐야 할 요소들이다. MLS가 제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이제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SPN'은 클롭의 진단을 주목했다. 손흥민도 언급했다. 'ESPN'은 'MLS 클럽은 2025년 이적료에 3억3600만달러(약 4722억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금액을 지출했다. 이는 이전 연간 지출액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리그는 이를 통해 유럽 최고 대회와의 격차를 줄이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2023년 발롱도르 8회 수상자인 리오넬 메시가 인터마이애미에 합류한 이후 리그의 명성이 높아졌다. 한국의 스타 손흥민은 2025년 가장 주목받는 영입 선수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MLS 역대 최고 금액인 2600만달러(약 365억원)의 이적료로 이적했다'고 강조했다.
뉴욕 레드불스는 클롭 감독의 응원에도 뉴욕시티FC에 2대3으로 패했다. 뉴욕 레드불스는 현재 동부콘퍼런스 10위(승점 43)에 위치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가운데 9위 시카고(승점 48)와의 승점 차가 5점으로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다.
반면 손흥민을 수혈한 LA FC는 그야말로 구름 위를 걷고 있다. 손흥민은 28일 세인트루이스 시티 SC와 2025년 MLS 원정경기에서 또 2골을 쓸어담았다.
그는 최근 4경기에서 7골 2도움을 포함해 MLS 통산 8경기에서 8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MLS는 '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로 LA FC에 합류한 손흥민이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토트넘의 레전드인 손흥민은 데뷔 후 8경기에서 8골을 터트리며 단숨에 MLS 최고 공격수 가운데 한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극찬했다.
클롭 감독은 "우리가 원했던 시즌을 정확히 소화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괜찮다. 그런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시즌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클롭 감독은 마지막일 수 있는 손흥민 영입에 또 실패했다. 뉴욕 레드불스는 플레이오프(PO) 진출이 쉽지 않다.
LA FC는 서부 콘퍼런스 4위(승점 53)에 위치했다. 이미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2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선두 샌디에이고FC(승점 57)와의 승점 차는 4점이다. MLS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리그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리그를 치른 뒤 동부와 서부 콘퍼런스에서 각각 8팀이 참가하는 MLS컵 PO를 펼친다.
동부와 서부 콘퍼런스에서 각각 7위까지는 PO 직행권을 얻고, 8~9위는 PO 와일드카드 라운드를 통해 남은 1장의 PO 출전권을 얻는다. PO 1라운드에선 1위-8위(또는 9위), 2위-7위, 3위-6위, 4위-5위가 대결해 4강 및 결승 진출팀을 가린다.
손흥민이 MLS를 접수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