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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만 31홈런, 고척돔은 0개...디아즈 "야구장 문제 아닙니다. 어느 구장이든 넘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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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야구장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어느 야구장에 가도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삼성 라이온즈 디아즈가 KBO리그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디아즈는 올시즌 경이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이미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은 경신했고, 시즌 타점 수를 153개까지 늘렸다. 역사상 처음 150타점을 넘긴 선수가 됐다. 안타가 170개인데, 타점이 153개라는 건 그가 클러치 상황에서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하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그리고 그 타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홈런. 49홈런을 쳤다. 한 시즌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인 나바로(전 삼성)의 48개 기록을 넘어섰다. '전설' 이승엽의 56홈런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관심은 KBO리그 최초 50홈런-150타점 타자가 되느냐에 쏠려있다.

50홈런을 칠 뻔 했다. 28일 고척스카이돔 키움 히어로전에서 말이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상대 마무리 조영건을 상대로 걷어올린 타구가 우측 펜스 상단을 맞고 나왔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모두가 아쉬워했다.

하지만 아직 끝은 아니다. 2경기가 더 남아있다. 30일 홈 대구에서 KIA 타이거즈와 홈 최종전이 있고, 내달 3일 광주에서 KIA와 다시 맞붙는다. 올해 31개를 친 홈에서 기록을 달성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듯. 왜냐하면, 디아즈는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광주에서 단 1개의 홈런도 치지 못했다. 고척돔도 마찬가지다. 심리적 부담감이 생길 수 있다.

디아즈는 50홈런에 대해 "49개, 50개는 느낌이 확연히 다를 것이다. 49개도 '잘했다' 이런 느낌이면, 50개는 '와, 진짜 잘했다'라는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신경쓰지는 않겠다. 그저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홈런을 치기 가장 쉬운 구장으로 꼽히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만 홈런이 집중됐다는 이유로, 디아즈의 홈런 기록을 약간은 평가 절하하는 시각도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고척돔, 광주에서는 홈런이 없다. 고척돔은 잠실에 이어 홈런을 치기 어려운 구장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에 대해 디아즈는 "아무 생각도, 아무 상관도 없다. 솔직히 얘기하면 나는 내 자신을 믿는다. 어느 야구장에 가도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야구장 문제가 아니다. 그저 고척돔에서 게임을 하는 날마다 운이 안 좋았다, 컨디션이 안 좋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간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고척돔은 유일한 돔구장이기에 시각적으로 다른 구장과 조금 차이가 나는 게 있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디아즈의 홈런을 보면, 대구에서 친 홈런들도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타구들보다 훌쩍 넘어가 다른 구장에 가더라도 홈런이 될 타구들이 훨씬 더 많았다.

디아즈는 홈런과 타점, 어떤 기록에 더 의미를 두느냐는 질문에 "49홈런을 보면 '잘했다' 이런 생각이 든다면, 150타점은 '아름답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타점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타점 하나하나가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홈런이 싫다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