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브라질에서 벽돌공으로 벽돌을 쌓던 꼬마가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이고르 티아고(24·브렌트포드)는 27일(한국시각) 영국 브렌트포드의 지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8분과 20분 연속골을 폭발했다. 브렌트포드는 전반 26분 베냐민 세슈코에게 만회골을 헌납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5분 마티아스 옌센의 쐐기골로 3대1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이 된 티아고는 이날 2골로 올 시즌 리그 득점을 4골로 늘렸다. 오직 엘링 홀란(맨시티·8골)만이 티아고보다 많은 골을 넣었다. 앙투안 세메뇨(본머스), 제이든 앤서니(번리)와 득점 랭킹 공동 2위다. 첫 골 상황에선 수비 뒷공간을 빠르게 파고드는 스피드와 골문 상단을 찌르는 정확한 슈팅 능력이 빛났고, 두 번째 골 상황에선 상대 골키퍼가 쳐낸 공을 골문으로 밀어넣는 침착함이 돋보였다.
브렌트포드가 상대한 맨유의 스리톱 세슈코, 브라이언 음뵈모, 마테우스 쿠냐와 비교할 때, 티아고는 '무명'에 가깝다. 2024년 7월 벨기에 클럽 브뤼허에서 이적료 3000만파운드(약 565억원)에 브렌트포드로 이적하기 전까지 크루제이루(브라질), 루도고레츠 라즈그라드(불가리아) 등에서 뛰었다. 브라질 연령별 대표를 거친 적도 없다.
티아고가 세계 최고의 무대인 EPL에서 빛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티아고는 지난해 여름 브렌트포드 구단과 인터뷰에서 "내가 13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박람회에서 과일을 나르고, 벽돌공으로도 일했다. 프로 축구에 입문해 해외에서 뛸 기회를 얻기 전까지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라고 과거를 떠올렸다. 어린 티아고의 인생 목표는 어머니를 돕는 것이었다.
그는 "다양한 일을 한 것이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 삶의 크고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법을 알게 됐다. 오늘날 내 삶을 돌아보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축복받았다는 걸 알게 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브렌트포드 매치데이 매거진을 통해 "어린 시절 경험은 내 플레이 방식에 확실히 영향을 미쳤다. 난 하고 싶은 일에 최대한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클럽 브뤼허 소속으로 단일시즌 29골을 폭발한 티아고는 2024년 팀을 떠난 아이반 토니(알 아흘리)의 대체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첫 프리시즌에서 부상을 당해 11월까지 결장했다. 요안 위사(뉴캐슬)와 브라이언 음뵈모(맨유)가 중심이 된 브렌트포드 공격진에 티아고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EPL 8경기 0골, 티아고가 첫 시즌에 남긴 기록이었다.
벽돌공 일을 하며 미래를 꿈꾸던 소년에게 부상으로 인한 시련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키스 앤드류스 브렌트포드 감독은 TN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티아고는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난 티아고가 얼마나 자질이 있는 선수인지, 얼마나 열정적인지 알고 있었다. 때로는 경기 리듬을 맞추기 위해 인내심을 가져야 할 때도 있지만, 브렌트포드에 대한 그의 기여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젠 바깥 세상에서도 그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전 첼시 미드필더 조 콜은 TN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티아고는 마치 과거에서 환생한 센터포워드 같다. 공간을 잘 공략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나다. 그의 올라운드 플레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현재까지 활약을 놓고 보면 새로운 영입처럼 느껴진다"라고 엄지를 들었다.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감독, 음뵈모와 위사가 동시에 떠난 팀은 개막 후 리그 6경기에서 2승1무3패 승점 7점을 따내며 13위에 위치했다. 만족할 순위는 아니지만, 공격 트리오 음뵈모, 마테우스 쿠냐, 세슈코 영입에 이적료 4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맨유(승점 7)가 한 계단 아래인 14위에 처져있다는 사실을 비춰볼 때, 초반 고비를 잘 넘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1m88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 티아고가 중심이 된 공격진은 경기당 1골이 넘는 9골을 넣고 있다.
티아고는 이날 2015년 아스널에서 뛰던 알렉시스 산체스 이후 10년만에 맨유를 상대로 전반 20분만에 멀티골을 넣었다. 맨유가 아무리 '역대급' 부진에 휩싸였더라도, 쟁쟁한 맨유 수비진을 상대로 20분만에 멀티골을 뽑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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